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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위 눈치안보고 브레이크 밟을까

  • 2018.05.08(화) 11:37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일성은 '독립성'
과거 금융위 해체 주장..금융위와 관계 주목
"액셀(금융위)이 브레이크(금감원) 지배하지 않아야"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화두로 '독립성'을 꺼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교수때 사실상 금융위원회 해체를 강하게 주장했던 윤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독립성을 들고 나오면서 금융당국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소신을 갖고 브레이크를 밟겠다"고 했는데 2012년에는 '액셀(금융위)이 브레이크(금감원)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8일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 원장은 "그간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금융감독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며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고 내부의 정체성 혼란이 더해지면서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미흡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이 수많은 과제들에 포획돼 금융감독의 지향점을 상실함으로써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일관되게 수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일까요"라고 자문한 뒤 "그것은 바로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가지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직후 윤 원장은 독립성의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감독을 충실히 하기 위해선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어진 틀 안에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금융감독을 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를 꼬집어 말한 것은 아니다"며 "여태까지 한국의 금융 역사가 험난했고 금감원 본원의 역할에서 조금 멀어진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사인이 얽힌 금융을 칼로 무 자르듯 하기 어렵지만 감독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을 통제하는 곳은 금융위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감원의 업무·운영·관리에 대해 지도·감독하고 정관변경·예산 결산을 승인한다. 이 상황에서 독립성을 내세운 금감원장의 취임사가 자칫 금융위와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윤 원장은 대학교수 시절 '금융위 해체'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2012년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논문에서 "금융위가 정책과 감독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감독이 부실화됐다"며 "금융감독 업무와 직접 연관되지 않는 금융정책 업무는 기재부로 이관해 더 이상 액셀(금융위)가 브레이크(금감원)을 지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윤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소신을 갖고 브레이크를 밟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액셀에 지배받지 않고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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