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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환헤지 관련 자본확충 부담 커진다

  • 2019.01.25(금) 14:03

외환채권-환헤지 만기차 크면 요구자본 추가 적립
일부 보험사 요구자본 확대로 RBC 10~15%p 하락
보험업계 "부담"…자본확충, 비용부담 중 선택해야

보험사 자본확충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시스템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전방위 규제를 강화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채권과 환헤지 만기차가 클 경우 자본을 추가로 적립토록 했기 때문이다.

환헤지 상품의 만기를 늘리거나 추가로 요구자본을 적립하지 못할 경우 일부 보험사들은 RBC(지급여력비율)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테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환헤지 계약만기가 1년 미만인 파생상품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0.8%를 시장위험액으로 적용해 요구자본을 확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위험계수는 올해말 0.4%에서 내년 0.6%, 2021년 0.8%로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한편 필요시 6개월 미만 파생상품에는 1.6%, 6개월 이상 1년 미만에 0.8%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보험사들이 장기계약에 맞춰 장기채 중심의 외화증권에 투자한 반면 환헤지는 대부분 1년 미만의 외환스왑을 이용해 차환(롤오버)리스크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서다.

실제 보험사의 외화증권 보유액이 2015년 130조원에서 2018년 6월 239조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보험사 절반 이상이 1년 미만의 환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은 해외 장기채 물건에 투자하고 1년 이상 상품으로 환헤지를 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 보험사들이 1년 미만 환헤지 상품 보유 비율이 50%가 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환헤지 만기를 단기로 운용하는 경우 외한위험 경감효과도 일부만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헤지목적인 경우 잔존만기에 상관없이 외환익스포져 전액이 차감되지만 앞으로는 잔존만기가 1년 미만일 경우 25%에서 80% 등으로 차감비율이 차등화 된다.

이같은 제도개선이 이뤄질 경우 외화증권 비중과 1년미만 환헤지 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금융위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K사의 경우 환헤지 상품 만기가 3개월 미만인 비중이 20%, 3개월~1년 미만이 50%, 1년 이상이 30%이어서 요구자본 확대에 따른 RBC가 3~4%포인트 하락하고 외환위험 경감효과까지 반영할 경우 10%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사의 경우 3개월 미만이 70%, 3개월~1년이 20%, 1년 이상이 10%로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단기 환헤지 상품 규모를 크게 가져간 탓에 RBC가 최대 15%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제도개선 연착륙을 감안해 외환위험 경감효과를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인데 이를 감안해도 D사의 RBC는 7~8%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단기로 환헤지를 해온 이유는 미국보다 금리가 높았을 때 단기로 운용하는 것이 수익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의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도 단기로 환헤지를 하는 것이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었다. 환헤지 인정요건이 완화된 것도 이를 부추겼다.

보험업계는 당국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국내 장기채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투자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까지 강화되자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장기채권 물건이 한정돼 있고 수익률 때문에 해외채권, 해외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환헤지 규제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국내 투자할 곳이 없어 환헤지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해외에 투자하는데 만기를 높일 경우 비용이 그만큼 늘어나 부담은 늘고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기를 1년 이상으로 늘릴 경우 기존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내야하고, 수익률 유지를 위해 만기가 낮은 상품을 가져갈 경우 요구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둘다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건전성규제(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미국금리가 더욱 상승하고 국내는 동결돼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외화증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손실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RBC여력이 높은 곳들은 수익률을 고려해 단기로 유지하는 것을 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만기를 늘리는 것에 따른 비용손실과 RBC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데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한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권 외에도 비은행권 시스템 리스크 관리를 위해 RP(환매조건부채권) 차입 비중이 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현금성자산 보유비율 규제'를 도입하고 법인 MMF(머니마켓펀드)를 시가평가한다. ELS(주가연계증권)·ELD(지수연동예금) 등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이 특정지수에 쏠리지 않게 관리하고, 부동산금융에 대한 종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유관기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신설 운영하는 한편 금융안전기금도 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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