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올해 연말 생보사 준비금 부담 '이중고'

  • 2019.09.19(목) 17:02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보증준비금 평가 LAT 방식 적용
금리하락기 자본확충 부담에 준비금 부담까지
당국, LAT 순연·완화조치 추진에도 중소형사 부담 커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준비금' 평가방식이 올해말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와 동일하게 변경된다. 금리가 하락추세여서 자본확충 부담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준비금 부담까지 늘어나 생명보험사들의 이중고가 예상된다.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준비금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매월 적립보험료에 반영되는 '공시이율'이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인 '예정이율'보다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쌓는 금액이다.

보험사는 예정이율을 감안해 보험료를 책정하는데, 저금리로 공시이율이 예정이율보다 낮아지면 보험사는 이에 따른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즉 예상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했는데도 예정이율에 맞춰 해약환급금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준비금을 쌓는 것이다.

대표적인 보장성보험인 '금리연동형 종신보험' 현황을 보면 지난해까지 판매된 계약건만 672만건으로 전체 종신보험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한해 거둬들인 종신보험 초회보험료만 1조117억원 규모다.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의 준비금은 수백조원에 달하는 LAT평가금 규모와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생보업계 전체로 보면 1조원을 넘는다. 중소형사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기순익이 수십억원대인 중소사의 경우 금리하락으로 준비금이 수백억원대로 늘어날 경우 갑작스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역시 연내 추가인하가 예상돼 보험사들의 준비금 부담 압력을 키우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규모가 달라 차이는 있지만 금리연동형 종신보험을 많이 판 회사들의 경우 준비금 규모가 큰데, 변동성이 커질수록 중소형사들에게 특히 부담이 된다"며 "최근 LAT 평가금으로 인해 생보업계 전체 자본확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저금리로 인해 준비금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LAT 금리민감도가 10bp당 평가금액이 1조원 이상 변동되는 만큼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준비금을 동일한 평가방식으로 적용할 경우 수천억원대의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중소사의 경우 1년간 수십억원을 벌어들였는데 갑자기 준비금이 몇백억원으로 늘어날 경우 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금리하락으로 생보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자 보험사들과 생명보험협회가 당국에 건의해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된 만큼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LAT 역시 순연하려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며 "LAT 할인율 산정 방식도 조금 더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준비금의 경우 올해 연말부터 LAT 할인율 평가방식을 따르는 만큼 할인율 산정방식이 완화되거나 순연될 경우 동일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LAT도 올해 연말부터 기준이 바뀌는데 그대로 적용될 경우 몇몇 회사들에서 LAT 결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업계와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LAT 이외에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준비금의 경우에도 중소형사들의 경우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앞으로 금리가 더 빠질 수 있어 선제적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AT 부채평가액은 '할인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다. 할인율은 무위험수익률(가중평균 국고채금리)에 산업스프레드를 더해 산출하는데, 금감원은 지난해말 산업스프레드 100%를 적용하던 것에서 올해 80%로 낮췄다.

올해 연말에는 무위험수익률에 유동성프리미엄을 더한 방식으로 할인율 산출방식이 변경될 예정이었지만 제도가 순연될 경우 올해 연말이 아닌 내년에 반영될 전망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