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통장, 신분증, 현금카드, 비밀번호 없이 손바닥만 인증하면 은행거래가 가능해진다. 은행의 모든 창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정맥인증 활용이 가능해졌다.
12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손으로 출금서비스(정맥으로 예금을 출금하는 서비스)' 시연행사에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윤종규 회장은 "바이오인증은 많이 했지만 손바닥 하나로 청구까지 가능한 것은 처음"이라며 "디지털 소외계층이 나오지 않도록 '쉽고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금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많은 금융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금융서비스가 더 좋아졌다'고 느끼기엔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며 "바이오인증 서비스가 다른 금융사한테 파급력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서 내놓은 '손으로 출금서비스'는 손바닥을 직접 등록해 금융 거래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손바닥 정맥인증은 2개의 바이오정보 조각을 결합해 바이오인증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위주의 서비스 개선이 이뤄져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대면거래 성향 고령층 고객의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사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이용 고객 약 1800만명 가운데 300만명이 대면성향 고객이다. 또 300만명 중 80만명이 대면성향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일각에선 편리한 서비스인 만큼 개인정보 유출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 고객은 "손바닥을 이용해서 금융거래를 자유롭게 해 편리해진 한편 그 서비스로 인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예전보다 안전도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불안함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손바닥을 등록하면 국민은행과 금융결제원에 암호화해 이중으로 보관하게 된다. 양쪽에 분리된 정보가 합쳐지면서 금융기능이 실행된다"며 "실행된 정보는 바로 폐기 되기 때문에 해킹 등 정보유출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에서는 ▲분산관리 ▲암호화 ▲개인정보와 분리를 통해 보안을 강화했다.
분산관리는 바이오정보를 분산관리해 대량 해킹위험을 방지하고 금융회사의 고객 바이오정보 오남용 가능성을 차단했다.
암호화는 금융고객의 바이오정보 원본은 수집하지 않고 패턴화한 후 2번 암호화해 수집했다. 고객의 바이오정보와 개인정보는 암호화 후 분리해서 보관돼 바이오정보만으로는 개별 고객 식별이 불가하다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적극적인 유권해석과 규제정비를 통해 금융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은행업감독규정은 창구거래시 통장 또는 인감이 없이 예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지점장 승인을 받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정맥인증으로 본인확인을 한 뒤 예금을 지급할때 매 건별로 지점장 승인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정맥인증 방식이 보안성에서 신뢰가 높은 본인확인 수단으로 인정되는 만큼 사전에 지점장의 포괄적인 승인을 받아 예금지급이 가능하다'고 관련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지원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예금지급시 통장, 인감 확인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금융회사가 안심하고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혁신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