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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물리는 중국 어음 소송전…부산은행도 443억 피소

  • 2019.04.26(금) 10:33

현대차증권, 부산은행에 소송.."계약물량 가져가라"
중국기업 자산담보부어음 부도로 줄소송
기업실사 여부·불완전판매 등 쟁점

지난해 1600억원대 손실을 내며 금융업계를 뒤집어 놓은 '중국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부도 사건'이 물고 물리는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은 작년 5월 한화투자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금정제십이차가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CERCG Capital Limited)가 발행한 달러화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했다. 발행 3일 만에 부실화됐고 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매입한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등 기관투자자들의 손실액은 1600억원이 넘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2월 부산은행을 상대로 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증권이 제기한 소가(소송가액)은 442억5013만6989원이다. 현대차증권은 법무법인 율촌을, 부산은행은 법무법인 화우를 선임했다.

이달 2일 부산은행에 소장 보정권고가, 현대차증권에 답변서부본이 전달되는 등 본격적으로 소송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이 참석해 이번 소송에 대한 응소를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현대차증권과 부산은행은 작년 5월 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에 500억원과 200억원을 투자한 피해자다. 피해자까리 소송을 진행하는 이유는 부산은행이 현대차증권의 유동화증권을 되사주기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현대차증권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총 650억원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 매매계약을 맺었다. 부산은행은 매매대금으로 현대차증권에게 200억원 지급했지만 이후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이 부실화되면서 나머지 450억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1차 매입 직후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이 부실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채권 장외거래 지원 시스템인 케이본드를 통해 부산은행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가져간다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현대차증권은 '오늘 받아 오늘 넘길' 중계 물량으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인수했고 이 물량을 곧바로 부산은행에 팔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케이본드 메신저를 통해 현대차증권의 사전수요조사에 답변을 한 것으로 메신저 내용은 구체적인 매매계약 체결에 앞선 주관적 예측에 대한 의사 표시였다"며 "확정적으로 매매예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차증권도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작년 7월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각각 150억5000만원과 98억4001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이 유동화증권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미지급된 매매대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폭탄을 맞은 곳은 이번 유동화증권의 인수단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지난해 현대차증권(이하 소가 500억원), 부산은행(197억원), 하나은행(34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등은 한화투자증권이 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의 주관사이자 인수단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현대차증권이 한화투자증권 직원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은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이베스트증권도 부산은행, 하나은행,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으로부터 총 1115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당했다. 이달 1~2차 변론이 진행됐다. 인수단과 기관투자자들 소송의 쟁점은 기업실사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투자설명서에 충분한 위험을 고지했는지 등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아닌 중개 목적으로 매입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은 100억원 투자하면 200만원 버는 작은 사업"이라며 "투자사업의 경우 리스크위원회도 열리고 하지만 채권 중개 사업은 제안서나 신용평가사 보고서만 보고 바로 투자하고 있다. 그 당시 CERCG이 국영기업으로 알려져 인기가 좋았는데 부도가 나버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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