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디지털 선도 은행이라 자부하는데 지방은행이라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최근 만난 부산은행 한 직원의 말이다.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금융'과 관련해 다양한 서비스를 경쟁사에 앞서 내놓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4월1일 바이오인증을 활용한 창구지급 업무를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다. 지정맥 생체인증을 35개 지점 창구 소액지급(1회 최고 100만원)에 시범 적용했다. 지정맥 생체인증이란 적외선으로 촬영한 손가락 정맥패턴을 통해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생체정보를 등록한 고객은 등록된 바이오정보와 간단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면 신분증이나 카드 등의 기존 매체없이 손쉽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중요 거점지역에 설치된 26대의 STM(Self Teller Machine, 무인 셀프 창구)기기에서도 은행 업무의 80% 이상을 바이오인증을 통해 처리가 가능하다.
부산은행은 시범서비스를 통해 고객 반응과 서비스 운영 전반을 점검한 뒤 전 영업점으로 확대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맥인증서비스는 국민은행을 통해 부각됐다. 부산은행이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열흘쯤 뒤 국민은행이 바이오인증을 영업지점에 도입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던 것.
국민은행이 내놓은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한번의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인감·비밀번호 없이 예금 지급이 가능한 신개념 창구 출금 서비스다. 은행이 개인의 손바닥 정맥 정보를 수집·암호화해서 금융결제원과 일정 비율로 분산 보관한다.
국민은행의 시범서비스 첫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기존 은행업 감독규정에는 통장이나 도장 등이 없이 예금을 인출하는 것을 금지해왔는데, 금융위가 정맥인증만으로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금융결제원도 생체보안 관련 정보 분산보관 기술 개발에 협력하는 등 금융혁신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았다.
전략지역인 부산뿐 아니라 전국 영업을 모색하고 있는 부산은행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은행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결제하는 'QR결제서비스'도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내놨다. 부산은행이 지난해 6월 시작한 '썸패스 QR결제서비스'는 썸패스 이용자가 썸패스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할 수 있는 계좌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다.
더 나아가 바코드를 활용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가맹점의 POS기기에 썸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듈을 탑재하고 기존 VAN망을 거치지 않고 협력사와 은행의 전용망을 통해 이뤄지는 간편결제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썸뱅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업자 매장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등록된 가맹점 계좌로 즉시 이체해 결제가 이뤄진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맹점은 썸뱅크가 제공하는 QR코드를 매장에 비치하면 별도로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고객이 QR결제를 하면 등록된 가맹점 계좌로 결제대금이 실시간 입금되고 별도의 가맹점 결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부산은행은 지난해 11월 디지털 영업방식의 변화를 위해 구서동지점과 남양산지점에 디지털이 접목된 미래형 영업점을 오픈했다.
영업점 입구에 배치돼 있는 생체인증시스템과 지능형 순번시스템이 결합된 디지털 컨시어지(Digital Concierge)에서 지정맥 생체인증과 방문목적을 입력하면 방문목적에 맞는 창구로 안내한다. 또 정보가 창구 직원에 전송돼 고객 맞춤형서비스와 혜택을 안내할 수 있다. 국내은행 최초로 개발해 영업점에 적용했다.
부산은행은 카드형 미니 OTP도 지난해 1월 금융권 최초 출시했다. 일반카드 절반크기의 '카드형 미니 OTP'는 가로64m 세로38m 두께1mm 이하의 작고 슬림한 디자인으로 기존의 토큰형 OTP에 비해 소지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보안카드 확인때 비밀번호와 함께 비밀번호 사용 가능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LCD액정에 배터리 형식으로 표시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선도 은행인데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디지털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