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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자본건전성 갈길이 바쁘다

  • 2019.05.28(화) 16:07

연말 LAT결손 우려에 3분기 신종자본증권 5천억 발행
이원차역마진 커지고 자산이익률 급감, 이자부담도 커져

한화생명의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러가지 불리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최근 올해 하반기에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자본확충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 빅3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책임준비금(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LAT)' 결손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안에 자본확충에 나서야 할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

올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발행하면 2017년 5000억원, 지난해 1조원673억원을 합쳐 2조원이 넘는다. 보험사 가운데 발행규모가 가장 크고 이자부담이 우려된다.

한화생명은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져 이원차 역마진 규모가 커지는데다 시장환경 악화, 경쟁 심화로 수익개선도 쉽지 않다.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 빅 3중 LAT 결손 가능성 높아…이익잉여금도 꼴찌

LAT 결손금이 발생한다는 것은 보험사가 장래 보험금이나 환급금으로 지급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책임준비금, 즉 보험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보험사는 보험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자기자본을 쌓아야 한다.

오는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가입당시 이자율로 산출하는 원가평가 방법에서 현재 시장금리로 재평가하는 시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과거 대비 금리가 큰폭으로 낮아진데다 기대수명 상승 등으로 인해 쌓아야 하는 준비금(부채) 규모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의 자본확충 이슈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LAT는 이러한 미래 이자율을 현재가격으로 끌어오는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IFRS17에 대비한 준비금 적정성을 살펴보기 위한 제도다.

2018년말 기준 LAT 평가액 대비 생보 빅3 잉여금은 삼성생명 12조3670억원, 한화생명 1조1912억원, 교보생명 1조9889억원 규모다. 충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2017년말 한화생명 LAT 평가액 대비 잉여금이 7조728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5조8817억원 급감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금리하락 기조에 LAT기준 강화가 예고돼 있어 할인율 하락이 예상돼 LAT평가액(준비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할인율 하락폭은 15~25bp 수준, 생명보험협회는 최대 40bp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마다 할인율 하락에 따른 변동성(민감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화생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업력이 긴 만큼 과거 만기가 긴 확정금리형 고금리 상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준비금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밝힌 할인율 10bp당 LAT 민감도는 1조2000억원으로, 생보협회가 추정한 40bp 하락을 가정하면 올해만 4조8000억원 가량 준비금 부담이 늘어난다. 잉여금을 제외한 결손금이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익잉여금이 충분하다면 결손금을 충당할 수 있지만 한화생명은 이마저도 빅3 가운데 가장 취약한 상태다. 지난해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삼성생명이 13조1609억원, 교보생명 6조8535억원인데 한화생명은 교보생명의 절반 수준인 3조3582억원으로 가장 낮다.

여기에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500억원 가량 줄어든 3조3105억원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으로도 결손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자본확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 업계 최고…이자도 부담

자본확충이 된 이후 이자부담도 문제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이자율 4.58%의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2018년 4월 4.7%의 외화신종자본증권 1조673억원을 발행했다.

이에 따라 지급된 이자비용(배당금)은 2017년 164억원에서 2018년 597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 지급된 이자만 191억원에 달한다. 지급된 이자비용을 순이익(별도기준) 대비 비교하면 2017년 3.1% 수준에 불과하던 것에서 2018년 16.6%, 2019년 1분기에는 41.0%로 늘었다.

여기에 올해 3분기 5000억원 규모를 신규 발행할 경우 이자부담은 더 늘어난다. 시장 금리상황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시기가 겹칠 경우 부담이자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 운용자산이익률 급락 이원차 역마진 커져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을 경우 이같은 부채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운용자산이익률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이원차 역마진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 판매를 통해 과거 판매한 고금리상품들의 부담금리를 낮추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속도를 따라 집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화생명의 부담금리는 2015년 5.07%에서 2016년 4.79%, 2017년 4.75%, 2018년 4.65%, 올해 1분기 4.63%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은 4.45%에서 3.31%로 낮아졌다. 부담금리가 0.44%포인트 낮아지는 동안 운용자산이익률은 1.14%포인트 급락했다.

보험료를 받아 투자해 얻은 이자수익이 3.31%인데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가 4.63%여서 이원차역마진이 2015년 0.62%에서 2019년 1분기 1.32%로 벌어졌다.

문제는 보험산업 전체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만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업력이 오래된 만큼 상대적으로 과거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 비중이 높은데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계약을 통해 이를 상쇄하기도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러 문제가 겹쳤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자본확충으로 올해 당장 급한불(연말 LAT 결손)을 끈다고 해도 지급여력이 200%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빅 3중 가장 취약한데다 해외채권 비중이 높아 환손실 위험 등 변동성도 큰 상태"라며 "빅3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적신호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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