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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금융사들 '더할나위 없었다'…분위기 이어갈까

  • 2021.05.24(월) 07:00

보험부문, 깜짝 실적...증권도 호조
지주 내 금융업 실적 비중 압도적
우호적 여건 지속…금리 상승 변수

한화생명을 비롯한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체 그룹 실적의 절반가량을 넉넉히 책임지고 있는데, 올 1분기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화는 금융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브랜드인 라이프플러스를 운영하고 있고,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과 자본확충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도 우호적인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되고 있어 금융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시장금리 상승은 변수로 꼽힌다. 

보험, 어닝 서프라이즈…증권도 호조

한화는 올해 1분기 8199억원의 연결 순이익을 내며 전년동기대비 343.9% 증가했다.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데는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의 턴어라운드 영향이 컸다.

한화생명은 1분기 1942억원의 별도 순익을 벌어들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1분기 순익은 2017년 2분기 2219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순익인 1969억원과 맞먹는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직전에 분기 최대 이익이 나왔던 2017년 연간 순익 수준인 5255억원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뿐 아니라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 역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한화손보는 626억원의 별도 순익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고 한화투자증권도 480억원(연결 기준)의 순익을 벌어들이며 작년 1분기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전체 지주 실적 내 금융업 비중 압도적

한화는 올 1분기를 비롯, 전체 지주 실적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나들며 금융 계열사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약 및 화학 제조업과 도소매업, 태양광 사업 등 8개 부문으로 취합되는 연결회사 부문별 손익 가운데 올 1분기 금융업 순익은 3895억원으로 지주 전체 순익 819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에 달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연간 기준으로도 금융업은 2017년 이후 매년 한화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해치우고 있다. 지난해 역시 52%를 차지했고, 2018~2019년에는 70%에 육박하기도 했다.

순익 규모만 놓고 봐도 올 1분기 순익은 지난해 전체 순익 3839억원을 넘어섰고, 덕분에 한화의 1분기 순익도 작년 전체 순익 740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1분기 금융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 배경을 보면 유가증권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이 일부 작용하긴 했지만 금리와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 전반의 우호적인 환경에 따른 영향이 커서 향후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한화의 금융 자회사 키우기 진행형 

한화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금융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금융 계열사의 핵심은 단연 한화생명으로 한화그룹이 인수할 당시 30조원을 밑돌던 총자산 규모는 2016년 100조원을 돌파하며 한화의 금융업 성장을 주도 중이다.

손보의 경우 생보에 비해 밀리는 데다 한화손보가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보험 지분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기기로 하면서 한때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관련 계약을 철회하면서 보험업에 대한 한화의 애정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손보는 캐롯보험 매각 계약을 해제하면서 캐롯보험의 경영성과 개선을 위해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화는 2019년엔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같은 해 증권의 대주주를 한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며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를 완성했다.

한화는 2016년 5개 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라이프플러스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2019년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브랜드이미지(BI) 리뉴얼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화자산운용에 대해 51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변수는 없나

변수도 없진 않다. 한화 금융업의 핵심인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사들처럼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긴 하지만, 보험 손익은 적자 폭이 커지고 있고 투자손익도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탔다. 

한화생명의 경우 1분기 별도 영업이익과 순익이 호조를 보였지만 기타포괄손익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총포괄손실이 1조4000억원에 달했다. 

기타포괄손익에는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 해외사업환산손익 등이 포함돼 있어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생명의 총포괄손익이 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며 그 규모도 급격히 늘어났다. 

'후속적으로 당기손익으로 재분류될 수 있는 포괄순익' 규모는 1조6127억원 수준으로 기타포괄손실(1조6012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금리가 오를 경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는 운용자산 채권가격 하락과 함께 자기자본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 필요성도 커질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1분기 금리 상승이 워낙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채권평가손실에 따른 기타포괄 손실이 커졌지만 장부상 수치로 금리 흐름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확충 등을 통해 RBC 비율도 꾸준히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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