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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업계 유일한 중간배당에 배당금도 높인 이유

  • 2019.08.02(금) 10:44

하나금융, 상반기 주당 500원-1500억 중간배당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
상반기 실적 제자리에도 '환원정책·주가부양' 배당금 높여

하나금융지주가 올해도 금융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주당 배당금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500원으로 책정됐고 이에 따라 배당금총액도 149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제자리 걸음을 했음에도 중간배당을 확대한 것은 지지부진한 주가때문이라는 평가다.

◇ 하나금융지주만 중간배당하는 이유 

하나금융지주의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우리금융지주는 과거 우리은행과 분리하기 전에도, 올해 다시 지주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중간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은행 건전성 관리를 위해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중간배당은 상반기 잉여이익의 규모와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시행된다.

다만 금융지주의 경우 고려할 점이 하나 더 있다.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배당이 확대되면 BIS 비율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는 연간실적을 발표한 이후 배당을 실시한다. BIS비율을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함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에 BIS비율을 13% 내외로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주요 금융지주의 BIS비율은 ▲KB금융 14.83% ▲하나금융지주 14.79% ▲신한금융지주 14.03% ▲농협금융지주 13.91% ▲우리금융 11.06% 등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타 금융지주와 산출법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데, 같은 산출법을 적용할 경우 14%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 건전성을 관리하라는 이유로 배당을 축소할 것을 금융당국이 권고한 사례가 있다"며 "이것이 고착화 돼 하나금융 외 다른 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하지 않는다.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철저하게 BIS비율을 관리하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대부분의 주요 금융지주의 BIS비율이 안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모두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설립 이후 시행했던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도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09년에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주주와 고객에 이익을 환원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며 "주당 배당금과 배당금 총액 등은 경상이익을 기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지부진 '주가'..실적 제자리에도 '배당금 높여'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 금액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 실적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비슷한 수준임에도 주당 배당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는 1조3038억원의 순익(지배기업 소유지분 순익)을 냈다. 반기 기준 지주설립 이후 최대였다. 당시 하나금융은 최대실적을 달성한 만큼 주당 배당금을 전년 300원에서 400원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 순익은 1조20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5% 줄었다. 1분기 계상된 임금피크 퇴직비용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었다. 다만 이를 제외한 경상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중간배당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중간배당금액 총액은 1499억9603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지지부진한 주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3만5200원이다. 최고가는 종가기준 2018년 1월19일 5만5500원이다. 1년 반 사이에 주가가 30% 넘게 빠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지주회사가 지난해보다 주가가 하락해 다양한 주가부양을 고민하는데, 하나금융이 상반기 중간배당금을 높인것도 고민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6월20일 3400주, 지난달 9일 2000주 자사주를 매입했다.

배당금을 높인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 이탈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이 많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IR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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