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내년에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1일 2020년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2020년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미미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남아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세계교역 부진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국내경제는 완만하나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우리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2019년 국제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동성을 안겨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보호무역주의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적 하방위험 요인이 남아있다고 봤다.
대내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계층 간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가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같은 경제상황을 고려할 경우 2020년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단기과제는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 혁신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라는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진전을 고려할 때 양적 투입 확대와 같은 종래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이 창의적 혁신역량을 발휘해 투자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한은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이 총재는 올해 추진 과제로 ▲경제전망의 정밀도 제고 ▲정책 커뮤니케이션 ▲금융시스템 리스크 점검 강화 ▲디지털화폐 관련 연구 확대 ▲한은금융망 구축사업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