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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나오기 전에'…실손보험 '끼워팔기' 성행

  • 2021.05.26(수) 08:55

실손보험+비싼 타상품 가입 유도

오는 7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기존 3세대 착한실손보험과 함께 암이나 수술비보험 등 다른 상품 '끼워팔기'가 성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1세대 구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저렴한 보험료를 어필하면서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동시에 비싼 암·수술비보험 등을 함께 판매하는 연계영업이다. 

일부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일이 다가올수록 착한실손보험 절판 마케팅이 극성을 부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금을 많이 타면 보험료가 최대 300%까지 할증될 수 있다는 단점을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판매한 1세대 구실손보험과 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 그리고 현재까지 판매 중인 3세대 착한실손보험으로 나눠진다. 정부는 잇단 개선안에도 실손보험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오는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을 새롭게 내놓기로 했다. 실손보험은 출시 시기가 늦은 상품일수록 보험료 인상 폭이 크고 자기부담금도 더 많이 늘어나는 구조다. 

끼워팔기 영업 적극 주문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 초 영업자료를 통해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전에 현 3세대 착한실손보험 가입을 권고하는 마케팅 방식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주력 연계상품인 암보험 가입을 추천하는 플랜도 제시했다. 이전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겐 운전보험인 K-운전자상해플랜을 소개하는 영업 전략도 추천했다. 사실상 끼워팔기를 주문한 셈이다.

현대해상도 3세대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착한실손보험 전환을 유도하는 내용의 대리점 및 설계사 교육용 자료를 배포했다. 1세대 구실손보험 갱신 전에 착한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상해·질병수술 및 1~5종 수술을 보장하는 수술비 집중담보 가입을 제안하는 영업 방식을 주문했다.

DB손해보험 역시 구실손보험을 착한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마케팅 내용을 담은 교육자료를 냈다. 유병력자의 실손보험 재가입을 유도하면 수수료와 시책을 더 주겠다는 당근책도 내걸었다.

손보사들이 구실손보험을 해지하고 착한실손보험이나 유병력자 실손보험 재가입을 유도하는 배경은 실손보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 2조7869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긴 했지만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상품 종류별로는 1·2·3세대 실손보험에서 모두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구실손보험의 손실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대로 계약자의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은 노후실손과 유병력자 실손보험에서는 각각 17억원과 9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끼워팔기 금지긴 한데

실손보험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끼워팔기도 성행하고 있다. 착한실손보험 보험료는 4만원 수준인데 보험사들이 연계해 팔고있는 암보험·수술비 집중담보보험의 보험료는 5만원을 웃돌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다.

보험사들은 착한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싼 탓에 다른 보험상품과 연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끼워팔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4월 보험업법감독규정을 개정해 실손보험은 단독으로만 판매하도록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끼워팔기 영업이 가능한 이유는 서류상으로는 실손보험 따로 암보험 따로 가입시키기 때문"이라며 "설계사들도 수수료가 거의 없는 실손보험을 팔 유인이 없어 손해율이 높은 구실손보험 등의 전환을 유도하려면 이 방법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대부분 보험사들이 손해율과 함께 기존 병력이나 보험금 지급 정도 등을 따져 가입에 제약을 두고 있다"면서 "별로 제약 없이 단독 가입이 가능한 손보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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