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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가망고객에게 접근하는 우회로

  • 2021.08.03(화) 09:30

모집 시장의 포화로 가망고객 발굴 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대면채널은 말할 것도 없고 비대면채널도 고객 접근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제3보험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해당 영역으로 성장한 손해보험은 물론 생명보험까지 가세하여 암이나 뇌혈관질환 같은 진단 영역을 중심으로 체결 고객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는 고유영역인 배상이나 화재 그리고 자동차보험 등에 대한 관심을 접고 오로지 제3보험 질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제3보험 질병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신인 교육을 관찰할 때 명확해진다. 손해보험과 제3보험 시험 합격 후 설계사로 등록하면 주변 고객에게 진단비와 수술비를 체결하는 기초적인 방법만 가르친다. 가령 '암 진단비의 부족'이나 '뇌출혈 진단비의 좁은 보장범위' 등의 문제를 알려주고 보장분석을 통해 기존 계약을 보완하여 신계약을 제안하는 방법이 손해보험사 신인 설계사가 처음 접하는 보험의 전부다. 이 때문에 지인에게 배운 것만 시도하고 난 후 새로운 가망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정착이 쉽지 않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해 사람을 피보험목적으로 하는 인(人)보험의 가망고객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제3보험의 중심인 질병 보장을 제안할 시장이 축소되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타 보험 종목의 피보험목적물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보유대수는 오랜 시간 우상향 중이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의 증가로 펫(pet)보험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법인격체인 법인(法人)과 개인사업자는 줄어드는 인구와 무관하게 증가중이다. 2019년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사업체수는 417만5000개로 직년 대비 7만2000개가 증가했다. 이런 증가세는 피보험자의 축소와 명확하게 대비된다. 쉽게 최근 직년 1년 간 태아형 자녀보험을 체결해 본 경험이 있는 설계사 비율이 매우 낮은데 심각한 저출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 펫, 화재, 배상책임 등의 보험종목은 소위 '돈이 안 된다'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집중하고 있는 장기 인보험으로 우회 기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다수의 설계사가 장기 인보험을 향해 일방통행을 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우회로로 피보험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유효하다. 특히 사업체가 증가하고 있기에 화재보험이나 일반보험의 다양한 배상책임에 집중하면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 보종은 대다수의 설계사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기에 문제 있는 기계약이 많고 타 설계사와 비교 쉽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가령 생산물 배상책임은 매출에 비례하여 보험료가 결정되기에 사업체가 성장할수록 모집 결과인 수수료 수준도 양호하다. 1년 마다 갱신하는 일반보험으로 초년도에 모집 수수료 대다수를 받는 장기 인보험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인 수수료 소득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사업체에 필요한 보종으로 접근하여 관계를 맺으면 임직원의 개인 보험도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사업자 시장으로 진입하는 시도는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일부 설계사 그룹에서 세무나 노무를 주제로 사업체의 문을 여는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해당 영역으로 접근은 전문성 확보가 쉽지 않다. 세무사와 노무사 등의 전문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 그 자체로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손쉽다.

손해보험의 신인 교육을 다시 살펴보면 제3보험 질병만 집중해서 가르쳤을 때 정착률 향상과 개별 설계사의 장기적인 생존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생명보험과 비교한다면 재무설계로 보장 이외 영역을 컨설팅 할 수 있는 역량을 가르치기에 다양한 고객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반면 손해보험은 보장 중에서도 제3보험 질병에만 집중하기에 해당 영역의 체결 후 고객을 소진시키고 시장 확대로 나가지 못한다. 생명보험의 재무설계 전략을 참고삼아 모든 영역의 보장 컨설팅을 통해 사업자도, 반려동물과 동거하는 사람도,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그들은 모든 설계사가 집중하는 제3보험의 피보험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보험도 절세나 법인 자산의 합법적 개인화 등을 활용하여 법인에 접근, 퇴직금을 중심으로 CEO Plan만을 제안하는 것에서 벗어나 교차판매를 활용한 화재보험이나 일반배상으로 우회하는 전략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민법'의 개정으로 동물의 법적 지위가 변하고 반려동물보험의 제3보험화가 가시화되는 시기다. 따라서 종신보험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야를 확대하여 다양한 피보험목적물을 살필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이 곧 생명보험의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의 피보험자이기 때문이다.

대면채널의 설계사와 비대면채널 모두 당장 돈이 되는 보험 종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손해보험은 제3보험 질병에 생명보험은 전통적인 종신보험을 체결하는데 급급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타인도 집중하기에 경쟁이 치열하다. 인구가 줄어들고 보험 산업 자체가 성숙했기에 인보험 중심의 모집시장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 남들과는 다른 경로를 걸어 가망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세운다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목표에 도달하는 길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쉬워 보이는 길은 타인도 선호하기에 남들과 다른 안목으로 조금 어려워 보이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목표로 가는 가장 쉬운 지름길일 수 있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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