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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올해는 감원 한파 내년엔 쓰나미…왜?

  • 2021.12.15(수) 06:30

코로나19 반사이익에도 인력 다이어트
구조적 저성장기·건전성 강화 긴축경영 불가피

생명보험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교보생명에 이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반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신한라이프, 대주주인 중국 다자생명보험 민영화로 매각설이 나도는 동양생명,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KB생명, 영업이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는 NH농협생명 등 연말 강도높은 희망퇴직이 한창이다.

문제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이 사라지는 내년에는 생보업계 전반의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새로 도입되는 자본 규제에 앞서 비용절감도 요구돼 내년엔 감원 한파가 아닌 '쓰나미'가 덮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그래픽=아이클릭아트

생명보험사, 연말 감원 칼바람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한편,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특별퇴직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청대상은 입사 15년 이상인 직원으로 기본급 48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자녀 장학금, 전직 지원금 등을 포함할 경우 직급에 따라 최대 4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9일까지 특별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대상자는 나이와 근속연수를 합쳐 60이 넘는 직원이다. 예컨데 나이가 45세에 근속연수가 16년인 직원은 이 둘을 합친 년수가 61이라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당하는 임직원이 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기본급 37개월분과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지원금, 창업지원금 등의 특별 지원금이 지급된다. 신한라이프 안팎에서는 200~300여명이 특별희망퇴직을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동양생명 역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만 48세 이상, 근속연수 10년 이상이 대상이다. 최대 42개월 기본급에 장기근속보상, 창업준비자금 등이 함께 지급된다. 지난주 희망퇴직 신청을 마친 KB생명은 퇴직 위로금으로 계약 연봉의 최대 36개월치를 내걸었다. 또 생활안정자금으로 2800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NH농협생명은 지난달 중순 명예퇴직을 신청 받았다. 만 40세 이상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20개월치를 지급하고, 올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명예퇴직 대상자에게는 기본급의 28개월치를 지급한다.

저금리·저성장·저출산에 업황악화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생보사 임직원은 2만3828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말 2만6890명에서 2017년말 2만5111명으로 감소했던 생보사 임직원은 2018년 2만544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 2만5362명, 2020년 2만5338명으로 다시 줄어드는 추세다.

오는 2023년부터 적용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 자본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비용 감축 압박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IFRS17이 적용되면 생보사들의 과거 주력 상품이었던 연 6~7%대 고금리 장기 저축성 상품이 대부분 부채로 잡힌다. 이를 많이 판 생보사들은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몸집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지난해와 올해 반짝 호황을 맞았지만 저출산·저금리 등 구조적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생보사 수입보험료 규모가 1.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 생보사 수입보험료 전망치인 4.2%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손해보험사의 내년 수입보험료 전망치 4.9%도 크게 밑돈다. 내년 생보사의 인력감축 시나리오가 손보사와 비교해 더 비관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일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단연 비용(인건비)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GA(보험대리점)의 약진과 금융권 전반의 디지털 열풍도 보험사 종사자 수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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