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잭슨홀 회의 후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오는 13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물가가 '피크 아웃'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8월 물가상승률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 강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을 비롯해 무역적자도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 전망도 어둡다. 이 같은 상황에서 8월 수출입물가지수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84.2원을 기록했다. 연초(1191.8원) 대비 10% 오른 것은 물론 13년 만에 1380원을 돌파했다. 달러 가치 상승이 지속되면 14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정책 강도가 세질 것이란 전망이 달러 강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장에선 이달 예정인 FOMC(연방공개시장회의)에서 연준이 다시 한 번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미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 폭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7월 물가 상승률은 8.5%를 기록하며 6월보다 상승폭을 줄였고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이에 시장에선 미국 물가가 점차 상승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8월 물가 상승률도 이전보다 상승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하락과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영향으로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해 물가압력 둔화를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환율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무역 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8월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6.6%를 기록하는데 그쳐 전달(9.2%)보다 둔화됐다. 이 영향으로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문제는 무역 요건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 기기 등의 제품 경쟁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수출 증가세를 지탱했던 수출물가 상승률도 하락하고, 중국 경기 부진으로 대중 무역적자도 확대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8월 수출입물가지수 동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8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7월의 경우 수출물가는 전달대비 2.1% 떨어져 수입물가(0.9%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