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전년 동기대비)를 기록하며 한숨 돌렸다.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시장에선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차 확대와 미국의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에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함께 9월 수출입물가지수도 주목해야 한다. 무역적자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수출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올들어 이미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5월)에 이어 6월에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긴축에 가속페달을 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특히 연준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한미 기준금리차는 역전을 넘어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반 만에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이번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시장참여자를 대상으로 10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됐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응답자 가운데 89%는 빅스텝을 예상했고, 6%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점쳤다. 0.25%포인트 인상은 응답자의 5%에 불과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도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물가 상승률이 7월에 정점을 찍고 '피크 아웃'(점진적 하향 안정화)일 수 있다는 정부 전망과 달리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5%대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0.25%포인트 인상 전제에 변화가 생겼다"고 언급하며 빅스텝을 시사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2.6%로 하향(기존 2.7%) 조정하고 물가 상승률은 5.2%로 상향(기존 4.5%) 조정했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압력을 고려했을 때 10월 금통위에선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