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대금리차가 전달보다 확대됐다. 저축성수신금리는 전달과 비해 큰 차이가 없었던데 반해 대출금리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정부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선을 통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축소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제도 개선 한 달 만에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실효성뿐 아니라 오히려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취급 기준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예대금리차는 평균 2.1%포인트로 공시제도 개선이 처음으로 적용돼 발표한 전달(2%p)보다 0.1%포인트 확대됐다.
NH농협은행이 0.42%포인트 확대된 1.78%로 가장 컸다. 첫 공시 이후 상대적으로 금리차가 높았던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전달보다 금리차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당시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고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 통장) 중심 사업 특성이 수신금리에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금리차가 높은 이유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개선해 은행별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를 공시하고, 금리차 공시 주기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 것은 은행들이 지나친 이자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해 서민들의 금융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공시 후 금리차 축소를 위해 수신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인상폭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즉각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적극 대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수신금리 인상은 은행의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 대출상품의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6월 2.38%에서 7월 2.9%, 8월에는 2.96%까지 올랐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반영된다.
은행들은 금리차 축소를 위해 대출금리 인상 폭을 제한했지만 조달비용이 증가하면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마진을 최소화해도 손해를 보면서 대출해 줄 수는 없는 까닭이다. 이는 은행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금리차 축소를 위한 은행들의 수신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금융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정책이 목표한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은행들이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해 수신금리를 올린 것이 코픽스 금리를 밀어 올렸다"라며 "또 채권금리 지속적인 상승도 더해져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