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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①삼성생명이 펫보험 팔게 된다면?

  • 2022.11.16(수) 14:42

금융위원장 "보험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
손보 "업역내 중복허용" vs 생보 "업역장벽 낮춰"

"1사 1라이센스 허가정책을 전향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기존 보험사가 펫보험(애완동물 전용보험), 소액·단순보상을 해주는 보험 등 전문분야에 특화된 보험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11월14일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모두발언)

보험업계가 떠들썩합니다. 보험업계로서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하나 더 열어준다는 것인데요. 생각보다 업계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생명보험사들(손해보험사들)이 손해보험(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자회사를 둘 수 있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보·손보 각 업권이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선을 분명히 지키면서 업권 고유의 특성에 맞는 자회사를 하나 더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인지 아직 정확한 해석이 나오지 않아서죠. 

금융당국이 가르마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업권 간 이해관계가 갈리는 사안이다보니, 생보업계와 손보업계가 서로 다른 시각차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1사 1라이선스 정책이란

우선 1사 1라이선스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말 그대로 1개의 계열 및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1개의 라이선스를 보유토록 한 제도입니다.

KB금융그룹을 예로 들면 그룹 산하에 KB생명과 KB손해보험을 두고 있었잖아요. 이후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고요. 생보사 2곳, 손보사 1곳을 각각 운영하면 되는 거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1사 1라이선스 제도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른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반드시 기존 동일계열 보험사와 합병해 1개 라이선스로 통일해야 한다는 거죠. 이에 따라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내년 1월 초까지 합병을 마칠 예정입니다.

다만 보험 영업망인 판매채널을 분리하면 지금도 복수 라이선스 보유가 가능합니다. 한화그룹이 한화손보와 캐롯손보(한화손보 지분율 54.6%) 2개의 손보 라이선스를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이죠. 캐롯손보가 온라인에서만 파는 대신 한화손보는 자동차보험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교보생명도 비슷한데요. 교보생명이 있지만 온라인 판매채널은 다른 계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담당하고 있어요.

규제 유연화 어떻게?

보험업계는 1사 1라이선스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일본, 호주 등지에서처럼 동일 계열 및 금융그룹 내에서 복수 보험사가 고객·상품·채널별로 특화된 사업전략을 갖고 영업할 수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유연화 할 것인지를 두고는 생보-손보 의견이 제각각입니다. ▷관련기사 :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생보-손보 치열한 물밑싸움(8월17일)

손보업계는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가 모회사와 자회사 간 판매채널과 보험상품의 중복을 허용하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그러면 손보사들은 판매하고 있는 손보상품 중에서 예컨데 펫보험이나 여행자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모회사에서 판매채널이나 종목을 따로 떼지 않고서도 말이죠. 

그러니까 앞서 예로 든 한화손보도 캐롯손보와 온라인에서 자동차보험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교보생명도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온라인 판매 경쟁을 할 수 있는 거고요. 생보사들의 경우 업권 고유의 변액보험이나 연금보험을 취급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손보업계가 바라는 '1사 1라이선스 규제완화' 범위 입니다.

반면 생보업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금융당국이 생보사가 손보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자회사 설립까지 가능성을 열어주는 거라고 보는 거죠. 생보사도 손보 자회사를 세워 펫보험을 비롯한 손보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현재 반려동물은 물건 또는 재산으로 분류돼 국내에선 물(物)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만 팔 수 있죠. 이번 라이선스 규제 완화의 범위가 생보사도 펫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는 게 생보업계의 기대이자 주장입니다.

[인사이드 스토리]②"우리도 좀 살자" 생보사 SOS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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