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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예금 몰렸다는데…' 저축은행, 건전성 괜찮나?

  • 2023.02.17(금) 06:11

저축은행 거액예금 1년새 3조8000억원 ↑
BIS 비율 같은 기간 대비 1.74%P ↓

지난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금리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축은행 예금에 큰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축은행 자본 건전성에는 비상신호가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 문제와 함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거액 예금 잔액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저축은행 거액 예금(5000만원 초과 예금) 잔액은 32조5000억원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3분기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이 지난해 연 6%가 넘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저축은행 총수신(말잔 기준)은 2021년 12월 대비 17조7949억원 증가해 120조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 총수신 증가율(17.37%)은 같은 기간 은행의 총수신 증가율(4.76%) 대비 4배 수준이다.

저축은행 예금 자산 증가세와는 달리 지표상 리스크 위험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17%로 상호금융(2.03%), 여전사(1.07%), 보험사(0.20%), 은행(0.23%) 등 타업권 대비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기관이 실행한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79개사 평균 BIS 비율은 12.87%로 1년전인 14.61%보다 1.74%포인트 낮아졌다.

BIS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 저축은행도 세 곳에 달했다. 중소형 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9.42%)와 엠에스상호저축은행 (9.67%) 외에도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중 하나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 권고 비율과 비슷한 수준인 9.77%을 기록했다.

BIS 비율은 은행이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빌려주고 회수하지 못한 자산을 은행 자체 자본으로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BIS 비율은 8%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수록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금감원은 적정 BIS 비율을 7~8%로 정의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유상증자 등을 통해 BIS 수치를 개선할 수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수치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며 "실제 최근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 위주로 BIS 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이 예적금을 예치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커지고 있다.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 잔액은 약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 잔액(3638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 보험, 은행, 상호금융이 각각 2902억원, 1767억원, 115억원, 4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금감원은 저축은행 건전성 문제에 대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험 자산이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이익이 덜 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BIS 비율이 소폭 하락한 것"이라며 "아직 전체적으로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BIS 비율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안다"며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저축은행들에게 추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부동산 PF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또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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