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또 한 번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대출자가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대출을 취급한 것이다.
우리은행에서 올해 들어 연이어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최고 경영자인 우리금융지주 회장까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사고 방지 대책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 30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인해 55억5900만원 가량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지난 7월 2일부터 8월 1일까지다.
이 사고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혐의자가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취급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측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으며 추가 조사 이후 형사 고소나 고발에 나설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은행은 이번 사고가 은행 정기검사 결과 자체 적발했다는 입장이다. 금융사고 발생 시 이를 적발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우리은행의 입장과는 다르게 감독기관인 금융당국의 시선은 사뭇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사고 자체를 예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위조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의 미비로 읽힐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3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좀처럼 개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우리은행에서 약 100억원 가량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이어 8월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들이 손 전회장의 지위를 악용해 부당대출에 나선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기검사를 애초 일정보다 1년 앞당겨 시행중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그룹 최고 경영자인 임종룡 회장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 시스템 운영 등을 이유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적발한 금융사고"라며 "임종룡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