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살리는 금융'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기념사로 '금융'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내놓은 국정 목표 가운데 정부의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 대목에서 금융의 역할을 언급한 것이다. 준비된 기념사에선 사실상 유일한 언급이다.
금융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시각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과도한 추심과 고금리 등 '약탈적 금융'을 멈추고 포용금융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질의응답 과정에서 부동산, 지역균형발전 문제와 관련해 금융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생산적금융으로서의 금융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산업을 지원하는 준공공기관 성격으로 보는 그간의 인식이 드러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단순 집값 안정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생산적 금융과 기업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는 구조 개혁을 추진 중이다. 자본이 생산적 영역으로 흘러가지 못하면서 잠재성장률과 국가 경쟁력에도 부담을 준다고 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자본이 부동산에 매여 생산적 영역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피가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의 돈(대출을 통해)으로 부동산을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고 (과도한 가계부채로) 금융기관들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 성장과 미래 투자에 국정운영의 방점을 찍었다. 금융권도 발 빠르게 정책 방향에 맞춰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업대출 규모는 크게 늘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월 말 기준 원화대출 규모는 올해 1월과 비교해 총 21조5639억원 늘었다. 이 기간 기업대출은 19조1577억원 증가했다. 전체 원화대출 증가분의 88.8%가 기업대출 규모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단기간 기업대출이 크게 늘고 있고, 모든 은행이 각자 위치에서 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체율이나 모럴해저드 등 고민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결국은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속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어느 정부보다 정책적으로 빠른 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자신했다.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 가계가 모두 보이지 않는 끈을 발에 묶은채 결승선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정부가 앞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은 속도를 맞추는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책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건전성과 리스크관리라는 현실적 제약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10여년전 한 시중은행은 정부의 압박에 중금리 대출을 의욕적으로 내놨다가 연체율 상승 등 부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해당 상품을 접은 바 있다.
옳은 방향이라고 할지라도 어깨동무도 하지 않은 채 보폭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자칫 넘어지고 탈이 나지 않도록 함께 속도를 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