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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ICT]네이버가 블로그·카페에 1조 베팅한 이유

  • 2026.06.04(목) 07:40

'AI 브리핑' 인용 콘텐츠 70%가 UGC
메이트 창작자, 엠블럼에 지원금까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승부처는 다시 인간의 창의성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초거대 데이터의 근간은 결국 인간이 빚어낸 독창적인 창작물이기 때문입니다.네이버는 6월부터 창작자 콘텐츠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인공지능(AI) 펠로십 '네이버 메이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자료=네이버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승부처는 다시 인간의 '창의성'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초거대 데이터의 근간이 결국 인간이 빚어낸 독창적인 창작물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가 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UGC)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네이버의 오늘을 만든 뿌리이자 미래 AI 검색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 바로 UGC입니다. 네이버는 향후 5년간 UGC 생태계 조성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 첫 걸음으로 이달부터 우수 창작자를 발굴해 직접 보상을 제공하는 '네이버 메이트'를 가동합니다. ▷관련기사: 네이버, 블로그·지식인 힘으로 AI 키운다…5년간 1조 투자(5월28일)

AI 대답 70%는 'UGC'

지난해 네이버가 도입한 'AI 브리핑'은 우물안 개구리라는 핀잔을 듣던 국내 포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도였습니다.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처럼 검색창에 질문하면 AI가 수많은 정보를 요약해 곧바로 정보를 내놓습니다. 이 때 중요한 게 데이터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학습시킬 '원시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구글이 미국 커뮤니티 '레딧(플랫폼)'의 게시글과 댓글을 AI 학습에 쓰는 대가로 연간 약 6000만달러(8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한 게 좋은 예입니다. 이용자들이 별 생각없이 단 댓글이 누군가에는 새로운 사업을 일으킬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구글이 레딧에 돈을 내고 UGC를 얻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자체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UGC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식인(iN), 블로그, 카페 등에서 암약하는 2000만명의 창작자가 생산하는 연간 6억3000만건의 콘텐츠가 그것입니다. 인프라, 비용, 인력 등에서 열세인 국내에서 적어도 원시 데이터만큼은 한번 해볼만한 수준입니다.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서비스 부문장은 "AI 브리핑이나 네이버 AI 검색 결과에서 이용자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한 콘텐츠 비중을 보면 네이버 UGC 비중이 70%에 이른다"고 했는데요.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흐르는 데이터가 그대로 AI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셈입니다.

연 800억 대신 '200억'

네이버는 이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네이버 메이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여행, 라이프, 테크 등 상위 10개 부문을 비롯해 건강·육아·영화·자동차 등 하위 25개 주제에서 'AI 브리핑 인용 수'를 기준으로 매달 우수 창작자 3000명을 선발해 공인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네이버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파워블로그'의 영광은 이제 네이버 메이트가 이어받을 전망입니다. 메이트로 선정되면 프로필에 '네이버 메이트' 엠블럼이 부착되며, 자신의 콘텐츠가 AI 검색에 몇번 이용됐는지 누적 수치가 표시됩니다. 유튜브의 실버·골드·다이아몬드 같은 훈장이 붙는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파격적인 당근책도 준비했습니다. 우수 창작자로 선정한 3000명에게는 매월 30만원을 지원합니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의 주제에서 인용이 많은 창작자를 10명씩 선정해 총 100명에게는 월 300만원, 각 주제에서 가장 많은 인용 횟수를 기록한 10명(주제별 1명씩)에게는 월 1000만원의 스페셜 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극소수지만, 우수 창작자는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됩니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중 메이트 인원을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클립' 창작자까지 포함해 4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간으로 보면 창작자 지원금으로 20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구상입니다. 구글이 레딧 콘텐츠를 얻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800억원)과 비교해 보면 4분의1 수준에 불과합니다.

물론 AI 인용 횟수가 메이트 선정 기준이라 그 동안 블로그나 카페 등에 꾸준히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온 창작자들이 메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그렇더라도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겠죠. 네이버는 어떤 콘텐츠가 AI에 잘 인용되는지 등을 분석해 창작자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건 AI가 내 콘텐츠를 많이 인용할수록, 나의 디지털 영향력과 콘텐츠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생태계에서 둥지를 튼 수많은 창작자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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