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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모형 열어준 금융당국…보험사는 왜 망설일까?

  • 2026.06.30(화) 14:03

보험사별 리스크 정교하게 반영 가능해져
승인문턱·비용·신뢰 부담에…도입은 '신중'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이 자체 개발한 내부모형을 활용해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요구자본을 산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빠르게 확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부모형이 회사별 리스크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구축 비용과 검증 부담은 물론 시장의 시선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하고 2분기 결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개정으로 보험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경우 기존 표준모형 대신 자체 개발한 내부모형으로 킥스 요구자본을 산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표준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표준모형은 모든 보험사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회사별 자산 구성이나 상품 포트폴리오, 리스크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관련기사: 킥스 내부모형 활용 길 열려…보험부채 평가도 보수적으로(6월29일).

반면 내부모형은 각 보험사의 실제 위험구조를 반영해 요구자본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리스크 특성이 표준모형보다 양호하다고 입증될 경우 요구자본이 줄어들면서 킥스 비율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요구자본을 무조건 줄여주는 제도는 아니다. 회사의 실제 리스크가 표준모형보다 크다고 판단될 경우 오히려 요구자본이 늘어날 수도 있다. 결국 내부모형의 핵심은 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실제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또 내부모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내부모형 승인을 받기 위해선 회사가 내부모형을 사업계획·상품개발 등 핵심 의사결정에 실제 활용하고 회사 고유의 리스크 특성에 맞게 모형이 설정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산출과정을 정기적·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전과정을 문서화해야 한다. 승인 이후에도 표준모형과 내부모형 결과를 함께 산출해 분기마다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과 실제 도입은 별개라고 보고 있다. 특히 대형 보험사들도 내부모형 도입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내부모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계리와 리스크관리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수년간의 데이터 축적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승인 이후에도 지속적인 검증과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비용 문제보다 더 큰 부담으로 꼽히는 것이 시장 신뢰다. 보험업계에서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표준모형을 사용하는데 일부 회사만 내부모형을 적용할 경우 투자자나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입 초기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모형이라고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자본비율을 유리하게 산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승인한 내부모형이라고 설명해도 일반 투자자나 소비자가 그 차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며 "비용을 들여 내부모형을 구축했는데 오히려 시장 신뢰에 의문이 생긴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도입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보험사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다. 내부모형 개발에는 전문 인력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데, 대형사도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중소형 보험사들은 비용과 인력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부모형 승인기준 마련으로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정교화가 기대된다"면서도 "실제 활용까지는 각사의 준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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