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코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는 계열사 듀켐바이오가 계열 재편에 나섰다. 10년 전 인수 이래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자회사를 흡수해버린다.
듀켐바이오, 상장 걸림돌 될라 법인 정리
8일 지오영 소속 듀켐바이오에 따르면 다음달 20일(합병기일) 계열사 씨코헬스케어를 통합할 계획이다. 듀켐바이오의 100% 자회사다. 완전자회사인 까닭에 신주 발행 없이 무증자 합병으로 진행된다.
코넥스 상장업체 듀켐바이오가 향후 코스닥 입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전정지작업 성격을 갖는다. 계열 지배구조상 씨코헬스케어가 부실 자회사로 존재하는 까닭에 법인을 아예 흡수·청산해 상장 심사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씨코헬스케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진단검사 시약 판매업체다. 듀켐바이오가 계열편입한 때는 2012년이다. 28억원을 주고 지분 100%를 인수했다. 반면 현 재무구조는 영 신통치 않다.
매출은 2016년 156억원을 찍은 뒤로 매년 예외없이 감소해 2021년에는 39억원에 머물렀다. 순익은 2015년 적자로 돌아선 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15억원 7년째 적자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부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작년 말에 이르러서는 결손금 34억원에 부채(33억원)가 자산(14억원)보다 19억원 많은 상태다. 이렇다보니 듀켐바이오 소유 지분의 장부가치가 ‘제로(0)’가 된 지도 한참 됐다.
차병원 차광렬 오너 부부도 듀켐바이오 주주
듀켐바이오는 국내 최대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공을 들이는 계열사 중 하나다. 암 진단 및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 제조·판매업체다. 작년 8월 지오영이 계열사로 편입했다. 국내 1위 병원구매대행 업체인 계열사 케어캠프의 방사성의약품 부문을 분할해 듀켐바이오와 합병, 지분 51.9%를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올해 4월 초 창업자이자 전 최대주주인 김종우 대표로부터 1.04%를 24억원에 추가로 인수, 현재 53.0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어 김 대표가 10.69%를 갖고 있다. 비록 경영은 김 대표가 총괄하고 있지만 지오영 오너인 조선혜(66) 회장도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종합병원, 대학, 바이오기업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의료그룹 차바이오그룹의 오너 차광렬(69) 글로벌종합연구소장 또한 듀켐바이오 지분 1.37% 주주다. 부인 김혜숙(67)씨도 2.05%를 가지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케어캠프의 방사성의약품 부문 분할합병 이후 작년 9~12월 동안 매출(연결기준) 110억원에 영업이익 4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경우 2015년 이후 이어져 온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익 또한 14억원 흑자로 반전, 개선 추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