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중견 헬스케어그룹 휴온스(Huons)의 가업 세습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34살의 오너 3세가 임원 승진 9개월 만에 지주회사 이사회에 합류한다. 거침없는 경영 행보다.
윤인상, 지주 이사회 첫 진입
20일 휴온스글로벌에 따르면 오는 31일 2022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인상(34) 전략기획실장(이사)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전문경영인 송수영(60) 대표를 비롯해 현 6명(사내 3명·사외 3명)의 이사진은 7명으로 확대된다.
2대 경영자인 현 오너 윤성태(59) 회장(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의 아들 3형제(인상·연상·희상) 중 장남이다. 작년 4월 회장 승진과 함께 전(全) 계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사내 등기임원직은 유지 중인 윤 회장과 함께 부자(父子)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2016년 5월 모태 옛 ㈜휴온스를 휴온스글로벌(존속·지주)과 ㈜휴온스(신설·제약)로 쪼개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킨 이후 3세의 지주사 이사회 합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회사(6개), 손자회사(1개) 등을 통틀어도 계열 이사회 첫 진입이다.
미국 에모리대 화학과 출신이다. 2018년 9월 ㈜휴온스에 입사했다. 작년 6월에는 휴온스글로벌 이사로 승진했다. 이어 임원을 단지 9개월 만에 지주 이사진에 포진한다는 것은 휴온스의 경영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윤 회장의 후계구도에서도 윤 이사가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차남 윤연상(32)씨와 3남 윤희상(28)씨는 현재 휴온스글로벌을 비롯해 지주 계열에는 적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게 휴온스 측의 전언이다. 지주 지분에서도 앞서 있다. 1대주주 윤 회장(43.77%․특수관계인 5명 포함 56.88%) 다음으로 4.16%를 가진 2대주주다. 두 동생은 2.74%, 2.54%다.
私기업 휴노랩 이사진 죄다 가족
윤 이사의 휴온스글로벌 이사회 합류는 경영 보폭이 부쩍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휴노랩의 대표 자리를 꿰찬 때가 작년 3월이다. 지주 체제에 속하지 않은 3형제 소유의 개인회사다.
이사진(4명)이 윤 이사와 두 동생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모친 김경아(59) 휴온스글로벌 사장이 앉아 있다. 주주 또한 1대주주가 막냇동생으로 20.21%를 소유 중이다. 윤 이사는 2대주주로서 19.81%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휴노랩은 향후 윤 회장의 지분 증여 등에 대비한 재원 확보나 우회적인 지분 보강 등 3세 승계 지렛대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방증하듯 휴노랩은 올해 1월 장내에서 휴온스글로벌 주식 0.08%를 2억원에 매입, 주주로 등장했다.
휴노랩은 2008년 1월 설립된 뒤 원래는 IT서비스 및 치료용 의료기기 사업을 했다. 다만 2019년 1월 휴온스글로벌에 IT 및 디자인 부문을 41억원을 받고 넘긴 뒤로 지금은 별다른 자체사업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다. 2021년 매출이 ‘제로(0)'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172억원이나 된다.
제휴사 팬젠 이사진으로 경영 참여
윤 실장은 전략적 제휴사인 바이오의약품 전문업체 팬젠의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1월 임시주총을 통해 임기 3년의 비상무이사로 이사진에 선임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휴온스는 팬젠 지분 10.62%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 크리스탈지노믹스(14.37%)에 이어 2대주주다. 윤 회장의 0.48%와 합하면 도합 11.10%다. 투입자금은 총 112억원(주당 평균 9440원)이다.
2021년 6월 팬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휴온스와 윤 회장이 각각 95억원, 5억원 총 100억원(주당 9790원)을 출자했다. 이어 ㈜휴온스가 2021년 11월~올해 1월에 걸쳐 장내에서 1.53%를 12억원(주당 7250원)에 추가 매입했다.
팬젠이 개발하는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 관계사 휴온스랩이 팬젠과 체결한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기술 도입 파트너십 강화 등 전략적 협업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