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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로케트 배터리’ 세방家와 거리 두는 맏딸

  • 2023.05.24(수) 07:10

이려몽, 세방㈜→‘산업’ 이어 ‘전지’ 주식 정리
2015~2019년 계열 대표 맡아 한때 경영 참여
현 세방은 이상웅 이어 장손 이원섭 3대 채비

‘로케트 배터리’로 각인되는 에너지·물류 중견기업 세방(世邦)에서 한때 경영자로 활동했던 창업주 맏딸이 본가(本家)와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다.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정리했다. 세방이 빠른 속도로 3대(代) 장손 체제를 준비 중인 것과 맞물려 맏딸의 존재감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세방家 장녀 69억어치 ‘전지’ 지분 정리

24일 세방전지에 따르면 세방그룹 오너 일가인 이려몽(75)씨는 지난 17일 블록딜을 통해 지분 0.88%를 전량 처분했다. 당시 주식시세(종가 5만5700원)로 69억원어치다. 2012년 5월 여동생 이상희(52)씨로부터 증여받아 주주로 등장한 이래 11년만의 매각이다.   

창업주 이의순(100) 명예회장의 1남2녀(상웅·려몽·상희) 중 장녀다. 이번 세방전지 지분 매각은 두 딸 중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던 이려몽씨가 일선에서 발을 뺀 이후로 계열사 주식도 사실상 완전히 정리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2015년 2월부터 2년간 세방산업 대표로서 최일선에서 경영을 총괄했다. 세방 주력사이자 축전지 국내 1위, 세계 5위 업체인 세방전지를 비롯해 배터리 제조사에 축전지용 부속품과 사출품을 공급하는 곳이다. 2019년 2월까지 5년간은 세방이스테이트 대표로도 활동했다. 2014년 2월 세방산업에서 부동산 임대 부문이 쪼개져 설립된 업체다.  

이려몽씨는 한때 모기업인 항만하역 및 화물운송업체 세방㈜ 지분 3.33%를 소유했다.  2004년 8~9월 13억원에 전량 장내처분했다. 계열 경영에서 손을 뗀 2020년에는 세방산업 20.7%도 세방전지에 153억원을 받고 모두 넘겼다. 세방전지(40.2%), 이상희씨(28.0%)씨에 이어 단일 3대주주로 있던 곳이다. 

현재 세방은 창업주 장남이 확고부동한 경영권을 쥐고 있다. 나아가 3대 장손 체제가 뿌리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맞물려 한 때 계열 경영에 참여했던 맏딸은 본가와 점점 멀어지는 양상이다. 여동생 이상희씨가 세방산업 외에 세방㈜ 0.47%, 세방전지 0.88% 등 계열 주식을 줄곧 보유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세방그룹 핵심 계열사 지배구조

2세 이상웅→이앤에스글로벌→세방㈜→전지 체제 

세방은 이 명예회장이 1965년 9월 부산항을 기반으로 창업한 세방기업(현 세방㈜)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에너지·물류 분야 등에 걸쳐 총 39개 계열사를 둔 매출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세 체제가 출범한 지는 한참 됐다. 창업주 장남 이상웅(65) 회장이 양대 주력사 세방㈜ 및 세방전지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받았던 때가 2000년 1월이다. 2013년 9월에는 회장으로 취임했다. 

오너십도 막강하다. 세방의 계열구조는 시스템통합(SI) 업체 이앤에스글로벌(이하 지분 18.53%)→세방㈜(37.95%)→세방전지를 뼈대로 양대 주력사가 각각 물류, 에너지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정점에 이 회장이 위치한다. 이앤에스글로벌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세방㈜ 지분 또한 단일 2대주주로서 17.99%를 보유 중이다.  

대(代)를 이을 후계자는 정해져 있다. 이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 이원섭(32) 상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세방그룹 경영전략실장을 거쳐 작년 말 세방㈜, 세방전지, 세방리튬배터리 등 3개 핵심 계열사의 상무를 달았다. 올해 3월에는 세방㈜의 이사회에도 입성했다. 

세방가(家)의 장손 이 상무가 짧은 기간 부쩍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아직 지분 대물림은 걸음마 단계다. 이 상무의 계열 지분은 세방㈜ 1.65%, 세방전지 0.02% 정도로 지배기반이 미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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