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약 개발의 영역이 '방사선'이라는 새로운 축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은 엑스레이(X-ray)나 전산화단층촬영(CT)처럼 질환을 진단하는 '의료기기'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사성 물질을 의약품에 결합해 체내 특정 부위를 표적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사선이 진단부터 치료까지 두루 활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성의약품은 이전에도 존재해 왔지만 일부 검사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등 비교적 낯선 영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최근 기술 고도화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며 본격적인 신약 개발의 핵심 분야로 부상했고, 마침내 국내에서도 방사성의약품이 독자적인 신약으로 인정받은 사례가 나왔습니다.
그 주인공은 퓨쳐켐입니다. 퓨쳐켐은 지난 4일, 자사의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프로스타뷰'가 식약처로부터 국산 신약 43호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방사선이 단순한 진단 보조 수단을 넘어, 고난도 기술이 집약된 신약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동위원소 활용 '방사성의약품' 진단·치료 용도 구분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해 특정 조직이나 세포를 표적하도록 설계된 의약품으로, 크게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구분됩니다.
진단용은 미량의 방사선을 방출해 체내 분포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PET(양전자단층촬영)이나 SPECT(단일광자단층촬영)에 활용되며, 특정 질환 세포에 결합한 뒤 방출되는 신호를 통해 병변의 위치와 범위를 정밀하게 확인합니다.
치료용은 보다 강한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직접 파괴합니다. 표적에 결합한 뒤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주변 종양 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방식입니다.
즉 방사성의약품은 '보이지 않는 몸속을 비추는 도구'이자 '표적을 직접 공격하는 치료 수단'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프로스타뷰' 허가, 국산 신약 '융합' 확장
퓨쳐켐이 이번에 허가받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인 '프로스타뷰주사액(플로라스타민(18F))'은 전립선암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전립선-특이 세포막 항원(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돼, 체내 투여 후 암세포에 축적됩니다.
이후 PET 촬영을 통해 병변 위치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영상검사에서 병변이 불명확한 경우나 재발·전이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허가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방사성의약품은 동위원소 생산, 표적 분자 설계, 영상·치료 기술이 결합된 복합 영역입니다. 국산 신약이 이 분야까지 확장됐다는 것은 국내 산업이 단일 기술 중심에서 융합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업계의 관심은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퓨쳐켐은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 ‘FC-705(Lu-177 루도타다이펩)’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 후보물질은 프로스타뷰와 동일하게 PSMA를 표적으로 삼지만, 표적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 핵심 물질인 루테튬-177(Lu-177)을 활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용 의약품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이 허가된 사례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후보물질의 상업화 여부는 국내 방사성의약품이 '진단'에서 '치료'로 확장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진단과 치료 묶는 '테라노스틱스' 치료법 기대
퓨쳐켐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품목 확대를 넘어 진단과 치료를 하나로 묶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동일한 표적을 활용해 암 진단과 치료를 연결하는 전략이 바로 테라노스틱스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테라노스틱스 전략이 치료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임상 적용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프로스타뷰의 등장은 단순한 진단용 신약 허가를 넘어, 테라노스틱스 치료법으로 확장될 수 있는 출발점으로 평가됩니다. 이제 남은 건 진단에서 확보한 정밀도를 치료로 연결해 실제 임상 및 치료 현장에서 성과로 입증할 수 있느냐입니다.
퓨쳐켐이 프로스타뷰에 이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품목허가에 성공할 경우, 국내 방사성의약품 산업은 '진단'에 머물렀던 단계를 넘어 '치료'까지 결합된 테라노스틱스 체계로 본격 진입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