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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희비]悲 '삼중고'에 시달리다

  • 2013.12.31(화) 14:48

'水타페' 등 품질 문제 대두·내수 시장서도 고전
미국 시장 성장세 꺾여.."성장 드라이브 필요"

올해는 현대차에게 유난히 악재가 많은 한 해였다. 최근 2~3년간 승승장구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안팎으로 터져나오는 각종 악재에 고전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위기론'까지 나왔다.

가장 손 꼽을만한 악재는 '품질 경영'에 흠집이 났다는 점이다. 여기에 내수에서는 수입차들의 공세로 수세에 몰렸다. 오늘의 현대차가 있게 한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가 정체되고 있다. 

◇ ①뼈아팠던 '품질' 결함

현대차에게 올해는 뼈아픈 한 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념과도 같았던 '품질 경영'에 커다란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품질을 배경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가격대비 좋은 품질이 현대차의 장점이었다.

지난 2011년 이전까지 현대차는 양적 팽창에 주력해왔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양적팽창은 현대차에게 지상 과제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대차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미국 빅3가 휘청거리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타격을 입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2011년)으로 방향을 튼다. 이런 판단은 주효했다.

▲ 현대차는 올 한해 품질 결함 문제가 불거지며 곤욕을 치렀다. 싼타페와 아반떼 등에서 잇따라 누수현상이 발생하면서 현대차의 '품질 경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현대차는 난관에 봉착했다. 흔들림 없던 내수 시장에서 다른 것도 아닌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수(水)타페'와 '수(水)반떼'로 상징되는 품질 불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현대차는 당황했다. 대응도 미흡했다. 한 번도 이런 거센 저항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현대차였다. 정 회장이 신념처럼 강조했던 '품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창사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단행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서 연비 과장으로 소송에 휩싸여 총 2억1000만달러(2214억원)를 지급키로 하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안팎으로 터지는 '품질' 문제에 현대차는 곤혹스러워했다. 결국 지난 11월 현대차는 품질담당 책임자를 전격 경질했다.

◇ ②'현실화'된 수입차의 위협


품질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도 현대차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지만 마땅히 갈아탈 대체제가 없었다. 수입차를 선택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수입차들은 이런 점을 노렸다. 수입차를 선택할 때 가장 부담스러웠던 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수입차들은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을 대폭 낮췄다.

현대차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자 소비자들은 대거 수입차로 빠져나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는 15만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마의 벽'인 15만대가 깨진 것이다.



현대차에게 수입차 판매 증가는 눈 앞의 위협요인이다. 사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수입차와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았다. 전혀 다른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수입차의 확대는 현대차 점유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현대차 승용부문의 내수 점유율은 올들어 지난 6월 44.9%를 정점으로 지난 11월에는 40.5%까지 떨어졌다. 반면, 수입차는 지난 1월 12.91%로 출발해 지난 11월 14.3%까지 뛰어올랐다.

현대차는 뒤늦게 수입차 업체들과 유사한 가격 할인과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또 수입차 모델 중 디젤모델이 인기를 끌자 아반떼 디젤을 선보이는 등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 ③흔들리는 미국 시장

해외 시장도 흔들렸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시장이다. 미국은 오늘날 글로벌 현대차를 있게 한 대표적인 시장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 받기 위해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5%대까지 끌어올렸다.

▲ 현대차 미국 판매 및 점유율(자료 : 한국투자증권, 오토모티브 뉴스)

하지만 올해 들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졌던 경쟁 업체들이 속속 복귀했다. 현대차의 전통적인 경쟁자인 일본 메이커들도 부활했다.

지난 11월까지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65만7778대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의 전체 신차 판매 증가율인 8.3%에 크게 못미쳤다. 같은 기간 포드는 11.7%, 크라이슬러는 9.3%, 닛산은 9.2%, GM은 8.8%, 도요타 는 8.3%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작년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6%였다. 하지만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누적 점유율은 4.5%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미국 시장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대차가 획기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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