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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희비]喜 중국이 끌고 유럽이 민다

  • 2014.01.02(목) 08:16

안정적인 노사관계 이정표 마련
중국 시장 성장세...유럽 공략에 사활

지난 1년 동안 온갖 풍파에 시달렸던 현대차는 올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선전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견인차로 삼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시장을 우군으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고질적 병폐였던 노사 관계가 발전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현대차는 올해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기본기'를 강조했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 ①달라진 노사관계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와의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작년 한해 거둔 그 어떤 성과보다 값진 것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년간 임단협 때마다 파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생산 차질액만 1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작년 현대차는 처음으로 사측이 주도권을 쥐고 무난하게 임단협을 타결했다.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 파업이 있었지만 사측은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작년 임단협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차의 노조 문제는 현대차의 성장을 저해하는 핵심 요소였다.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마다 국내외 실적은 하락했다. 소비자들은 제때 차를 받지 못해 불만이 쌓였고 이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런 인습(因習)이 매년 이어졌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작년 임단협에서 이런 인습의 고리를 끊는데 주력했다. 지난 22년간 진행돼왔던 노조의 파업 관행을 한번쯤은 과감히 끊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현대차는 전방위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해외 공장 증설 카드부터 노조에 대한 설득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원만한 해결을 모색했다. 마침 노조도 내부 문제에 휩싸이며 파업 동력을 잃었다.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며 작년 현대차는 성공적인 임단협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현대차의 임단협은 현대차 노사관계 역사에서 의미가 크다"며 "잡음 없이 서로가 윈윈하는 결과를 얻는 등 적어도 노사 관계에 있어서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 ②비약하는 중국시장

작년 한해 현대차가 거둔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성과는 바로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중국 시장은 이미 현대차에게 효자 시장이다. 중국 현지에만 총 3개의 생산 기지가 있다. 여기에 1곳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그만큼 중국 시장은 현대차에게 매력적이다.

현대차는 작년 중국시장에서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가 진출한 해외 단일 시장에서는 처음 달성한 쾌거다. 중국에 진출한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도 최단 기간에 이룩한 성과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속도'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급성장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철저한 '현지화'가 주효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옵션 등을 대거 장착한 중국형 모델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사실 현대차가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당시만해도 상황은 어려웠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만큼 글로벌 메이커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현대차는 단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현대차가 파고든 곳은 베이징시 택시 시장이었다. 소비자들의 눈에 가장 많이 띄고 직접 이용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반떼XD 택시가 베이징 시내를 누비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이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3개의 현지 공장을 짓고 중국형 신차들을 대거 쏟아 부었다.

중국 시장은 현대차에게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박은 만큼 판매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③제네시스로 유럽 공략

올해 현대차가 눈여겨 보는 시장은 유럽이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만큼 이곳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다른 시장에 비해 부진의 기간이 길었던 유럽 자동차 수요가 올해부터는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부진했던 유럽과 인도, 러시아 시장도 올해는 완만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작년 유럽시장에서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중차 이미지가 강해서다. 유럽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본산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중차 이미지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또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체적인 수요가 급감했다. 이 여파로 현대차도 유럽에서 고전했다.
▲ 현대차는 올해 신형 제네시스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에상되는 만큼 유럽시장에 사활을 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작년 11월 유럽시장에서 총 2만9000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1~11월 누적으로도 전년대비 1.6% 줄어든 37만7000대 판매에 그쳤다. 1~11월 유럽시장 점유율도 전년과 동일한 3.4%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으로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형 제네시스다.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는 개발단계부터 독일차를 겨냥했다. 더 이상 대중차 이미지가 아닌 럭셔리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가 미국보다 유럽에 먼저 신형 제네시스를 투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대표적인 볼륨 모델(주력 차종)인 신형 쏘나타도 유럽에 투입된다. 소형과 SUV 위주의 유럽 라인업의 교체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게획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이미 기반을 다졌지만 유럽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발 메이커에 비해 밀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유럽시장에 사활을 걸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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