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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알뜰주유소 잡아라”

  • 2014.06.11(수) 12:01

알뜰주유소 시행 후, 점유율 혼전양상
2부 시장도 열려 정유사 총력전

국내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권을 따내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정제마진 하락과 PX(파라자일렌) 가격 폭락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의 필요성도 커진 탓이다.

 

특히 이번 입찰에는 2부 시장에 지난해 수의계약 논란을 빚었던 삼성토털 외 4대 정유사들도 참여가 가능해져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알뜰주유소 공급 입찰은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3차년도 공급 입찰은 작년과 달리 1부 시장과 2부 시장으로 나뉜다. 1부 시장은 알뜰주유소에 안정적인 유류 공급을 목표로 한다. 농협중앙회와 석유공사가 공동입찰·공동구매를 통해 저가의 물량을 확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기 위한 공급사 1~2개사를 선정한다.

 

입찰자로 선정되려면 휘발유와 경유, 등유를 모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국내에 생산시설과 수송수단까지 갖춰 직접 알뜰주유소로 배송이 가능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4대 정유사만 참여가 가능한 상황이다.

 

2부 시장은 가격이 낮은 유류 공급에 주안점을 둔다. 석유공사가 휘발유와 경유를 대량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기 위한 공급사를 정한다. 올해는 삼성토탈과 수입사는 물론 4대 정유사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2부 시장 입찰 계약물량은 연 12억ℓ다. 지난해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으로 환산하면 2275억7000만원어치다. 입찰가격은 MOPS(Mean Of Platts Singapore, 싱가포르현물가격) 플러스알파로 제시해야 한다.

 

 

◇ 입찰 시장, 왜 달아오르나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은 정유사 입장에선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 현재 국내 정유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의 경우 정유를 비롯한 석유·화학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70% 정도다. 내수시장에서도 주유소 시장의 비중은 30% 수준이고 이 가운데 알뜰주유소는 1062개로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 입찰에 주목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때문이다. 현재 정유사들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로 수요가 위축된 데다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석유제품 수출국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18% 수준이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성공해도 알뜰주유소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면서도 “주유소 사업은 기업 브랜드와 직결된다는 점과 유류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감안하면 알뜰주유소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알뜰주유소 도입 후 유류 공급사 간의 시장 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영향력이 커졌다. 정유업계 월별 수급현황에 따르면 SK에너지는 2012년 시장점유율 32.4%에서 올해 1~4월 28.3%로 하락했다. 이 기간 GS칼텍스도 25.0%에서 24.1%로 떨어졌다. 두 회사는 지난해 알뜰주유소 입찰에 실패했다.

 

반면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한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점유율이 올랐다. 현대오일뱅크는 22.2%에서 23.1%, 에쓰오일은 16.3%에서 18.7%로 상승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공급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2011년 4월 시작된 '석유가격정상화 정책'의 첫 작품이 알뜰주유소다. 알뜰주유소는 그해 12월 1호점이 생겨났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로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을 공급받는다. 석유공사와 농협은 입찰을 통해 정유사로부터 안정적이고 싼 가격에 유류를 대량 구매한다.

 

알뜰주유소는 기존 주유소와 달리 부대 서비스 등을 없애 ℓ당 70~100원 싸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이 기존 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는 곳이 많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자영알뜰주유소 433개, 고속도로알뜰주유소 160개, 농협알뜰주유소 469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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