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10곳 중 2곳은 폐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구들을 무보수로 일을 시켜도 1년에 고작 3900만원 밖에 벌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주유소는 1만3000여 곳인데 업계에서는 적정 주유소 수를 7000~8000개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영난으로 폐업한 주유소는 310곳에 달한다.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가 8일 작년 말 전국 2704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서면·면접 조사를 진행해 공개한 ‘2013년도 주유소 경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주유소당 연간 평균 영업이익은 3900만원이다.
연간 평균 매출액은 37억4100만원이지만 매출원가(35억1700만원)와 영업비용(1억8500만원)을 제하면 3900만원만 남는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0%에 못 미치는 것이다.
주유소의 85.9%는 월평균 30일 이상 일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영업시간도 12시간 이상∼18시간 미만(64.4%)에 달한다. 상시 종업원 수는 1∼2명인 곳이 52.5%로 가장 많고 3∼4명이 일하는 곳은 32.0%다.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가족을 무급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경우도 93.8%나 됐다.
주유소 업주는 5060(50대 40.8%, 60대 이상 34.8%)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자녀에게 주유소를 물려주겠다는 사람은 7.7%에 불과했다. 나머지 74.5%는 ‘물려주지 않겠다’, 17.5%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주유소들은 매출이익 감소(22.4%)를 가장 우려했다. 또 16.5%는 신용카드수수료(1.5%) 인상을 경계했다. 주유소 이용자의 54.7%는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종업원 확보(8.3%)와 셀프주유소 증가(7.8%)도 걱정거리로 지목했다.
주유소의 3분의 1(36.2%) 정도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부대사업을 벌일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선호하는 업종으로 ▲세차기(24.5%) ▲편의점(20.1%) ▲패스트푸드점(12.4%) ▲경정비(11.2%) 등을 꼽았다.
앞으로 사업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개선해 단골을 만들겠다’(29.8%),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겠다’(29.3%)는 응답이 많았지만 18.3%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