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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의 눈물] ㊦혜택이 없다

  • 2015.01.09(금) 16:52

일반주유소보다 할인카드 등 혜택 적어
마진 폭 줄어 자영 알뜰주유소 늘기 어려워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실제 가격이 크게 싸지도 않은 알뜰주유소를 찾기보단 1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일반주유소가 훨씬 낫다.”-직장인 J씨

 

일반 주유소보다 싼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해 서민경제 도우미로 만들어진 알뜰주유소. 하지만 알뜰주유소 제품 가격이 일반 주유소보다 크게 싸지 않고 찾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부러 알뜰주유소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주변에 알뜰주유소가 있다 해도 카드 혜택 등을 통해 더 싸게 살 수 있는 일반주유소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각 정유사의 일반주유소 평균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1559.94원으로 집계됐다. 알뜰주유소에선 리터 당 1527.32원이어서 일반보다 32.52원 더 싸다.

 

하지만 일반주유소에서 카드 혜택을 받아 리터 당 100원을 할인 받는다고 가정하면 알뜰주유소 제품가격이 되레 더 비싸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 혜택 카드 50여개 vs 9개

 

일반주유소의 경우 50여개의 할인 및 적립 카드가 있다. 주유 시 리터 당 최소 30원에서 최대 150원까지 할인되거나 포인트 적립 등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하나카드의 ‘클럽SK' 카드를 비롯해 할인형 신용카드 30개, 적립형 신용카드 13개, 체크카드 10개 등 총 53개의 주유할인카드가 있다. 클럽SK 카드는 전달 사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리터 당 100원, 70만원 이상이면 15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리터 당 120원 적립이 가능한 현대오일뱅크 KB국민카드 외 33종의 카드가 있고, 에쓰오일은 리터 당 100원 할인이 가능한 신한 ‘에쓰오일 보너스+100’ 카드 등 49개의 카드가 있다.  

 

GS칼텍스는 최대 150원 할인받을 수 있는 삼성오일앤세이브플러스 카드부터 최소 60원 혜택이 있는 카드까지 총 65개의 카드가 있어 가장 많다.

 

 

반면 알뜰주유소는 할인카드 5종, 적립카드 3종, 화물차만 사용이 가능한 화물복지카드 등 총 9종에 불과하다. 가장 혜택이 큰 'NH채움알뜰주유소카드'의 경우 전달 사용 실적이 150만원 이상 일 때 리터 당 150원을 할인해 줘 일반 주유소보다 혜택 받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 알뜰주유소 증가 어려워

 

알뜰주유소 운영자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 화물복지카드를 꼽는다. 화물복지카드는 주유량이 많은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해 정부와 정유사, 카드사가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다. 일반적으로 리터 당 45원 정도 할인된다. 적용 물량은 한 달에 5000~6000리터 수준이다.

 

하지만 알뜰주유소용 화물복지카드는 혜택이 여기에 못 미친다. 리터 당 30원 할인되는 수준이고, 물량도 2000리터 정도다. 굳이 화물차 운전자들이 알뜰주유소를 찾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원들은 화물복지카드의 물량제한을 풀고 할인카드 숫자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국제유가의 급락 등이 겹치며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알뜰주유소를 재차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말한다. 농협주유소나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이고 일반주유소 운영자들 가운데 알뜰주유소 전환을 원했던 사람들도 대부분 전환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특히 알뜰주유소 비율이 적은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땅값이 비싸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 알뜰주유소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늘어나려면 자영 알뜰주유소가 증가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마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정부가 아주 특별한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려운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전환 시 시설개선도 지원하고, 석유공사의 공동구매를 통해 제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충분히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화물복지카드 등의 문제는 현재 국토교통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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