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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주간보고 "이런 게 불만이다"

  • 2014.06.12(목) 14:10

서울소재 주유소 2곳 대표 인터뷰

12일로 예정됐던 주유소 동맹휴업이 미뤄졌다. 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규제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유소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37억4100만원이다. 이 중 매출원가 35억1700만원, 영업비용 1억8500만원을 제하면 이익은 3800만원 정도로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과 비슷하다.

 

서울 여의도 소재 주유소 사장 A씨(60세)와 신대방 소재 대형 정유사 직영주유소 소장 B씨(43세)를 직접 만나 요즘 경영상황과 동맹휴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Q : 경영이 얼마나 어렵나

A : (B)한 마디로 이 가격에 팔면 남는 게 전혀 없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싼 주유소를 찾는다. 인근에 우리보다 가격이 싼 주유소가 있으면 그쪽으로 간다. 우리 주유소에 와도 여긴 왜 비싸냐고 따진다. 때문에 주변 주유소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우린 정유사 직영주유소라 낫지만 개인 주유소는 훨씬 더 힘들 거다.

(A)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 특히 주변 지역에 셀프주유소라도 들어오면 일대 유류 가격이 무너진다. 기존 주유소들은 셀프주유소 가격을 따라간다. 그렇지 않으면 매출량이 절반 이상 감소하기 때문에 내가 가져가는 돈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내리는 것이다.

 

Q : 전업은 생각해 봤나

A : (A)지금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다른 사업 찾기가 쉽나. 또 주유소를 운영하는 대부분이 가족경영이어서 주유소 수입이 가계소득과 직결된다. 주유소가 계속 적자여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Q : 동맹휴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 (A)그 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등으로 기존 주유소들을 압박하는 정책만 펼쳤고, 카드수수료 완화 등 기존 주유소들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거래상황 주간보고를 2년간 유예해달라고 했지만 정부는 또 다시 외면했다. 협회가 동맹휴업을 결정한 이유라고 본다.

 

Q : 거래상황 보고는 뭔가, 주간단위로 바뀌면 뭐가 어려워지나

A : (B)주유소에서 유류의 입고량과 출하량, 재고량 등을 협회에 보고하는 것이다. 특히 석유제품에는 다양한 세금이 붙는다. 제품량 보고는 특별히 어려운 부분이 없지만 세금 정산에 시간이 걸린다.

(A)보고는 분명 필요하지만 솔직히 한 달에 한 번 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아직 시행하기 전이라 체감은 못하고 있지만 주간으로 보고하면 일손이 더 필요할 것 같다.

 

Q : POS(판매집계 시스템) 도입해 전산화하면 보고가 간편해지지 않나

A : (B)POS를 통해선 주유소 유류 종류와 판매 물량만 파악할 수 있다. 전산화돼도 기존 보고서식은 바뀌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존 보고서식에는 입하량과 판매량은 물론이고 승용차, 버스, 트럭 등 자동차 종류도 기입해야 한다. 또 유류도 농업용인지 공업용인지를 파악해야 해 결국에는 수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보고내용은 꼭 필요한 부분이어서 보고내용이나 방식을 바꿀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Q : 정부는 주간보고를 통해 가짜석유를 찾는다고 하는데

A : (A)일반적인 가짜석유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등유와 경유를 섞는 것이다. 등유와 경유를 따로 구입해서 섞으면 파악이 어렵다. 단순히 판매량 흐름을 통해 찾긴 어려울 것이다.

(B)이 제도가 아니어도 가짜석유 단속은 강화되고 있다. 요즘에는 석유관리원에서 수시로 방문해 시료를 채취해간다. 이렇게 관리·감독을 하는데 정말 간 큰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가짜석유를 판매할 수 있겠나. 아마 서울에 있는 주유소 중 가짜석유를 판매하는 곳은 한 곳도 없을 것이다.

 

Q : 그렇다면 가짜석유 근절 대책은 뭔가

A : (A)가짜석유를 쓰는 수요자를 직접 찾아내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일 것 같다. 아마 기름 값에 민감한 버스나 트럭 등 물류차량 기사들이 원하지 않을까 싶다. 노상 단속도 한 방법이다. 단속에 걸린 유류차량을  추적하면 가짜석유 취급 주유소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 (A)주유소를 갖고 있으면 부자라는 말은 오래된 얘기다. 지금은 너무 어렵다. 이번 만큼은 정부가 주유소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한다.

(B)동맹휴업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직영주유소라 참여할 수 없다. 협회 결정에 동의하고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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