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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최길선-권오갑' 투톱으로 위기 돌파

  • 2014.09.15(월) 11:59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중공업으로 복귀
실적 악화·노조 파업 난관..올드보이에 기대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드보이'를 복귀시켰다. 지난달 최길선 회장의 복귀에 이어 이번에는 권오갑 사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지난 19년간 무파업을 자랑했던 노조가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엎친데 덥친 격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처한 위기가 과거와 달리 심상찮다는 것이 오너의 판단이다. 
 
◇ '구관이 명관'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다. 5년만이다. 권 사장은 그룹 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일한다. 그룹 기획실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자리다.
 
▲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5년만에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의 실적 악화와 노조 파업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사장을 구원투수로 다시 불러들였다.
그룹 기획실은 종전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확대·개편한 곳이다. 그런만큼 권 사장에게 많은 권한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정몽준 대주주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이번 권 사장의 현대중공업 복귀는 정몽준 전 의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해외플랜트 사업부,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장, 서울사무소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권 사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맡고부터다. 당시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현대중공업은 수장으로 권 사장을 지목했다. 이때도 정몽준 대주주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정몽준 대주주의 신임이 두텁다.
 
권 사장은 이후 정유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흑자를 거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정유업계 영업이익률 1위를 지켰다. 올 상반기에도 1428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권 사장은 '인화와 소통'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뛰어난 경영능력까지 보여줬다. 그런만큼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을 구할 적임자라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생각이다.
 
◇ 왜 극약처방 썼나
 
현대중공업은 이재성 회장을 사실상 경질했다. 이재성 회장은 상담역으로 물러난다. 이로써 이 회장은 회장 승진 10개월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재성 회장은 정몽준 대주주와 50년지기 친구다. 위기 앞에서는 오랜 친구도 소용없었다.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극약처방을 쓴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지난 2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손실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 원인은 해양플랜트 때문이다. 기술력과 경험 부족 등으로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여기에 해양플랜트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더해지며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내부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이번 어닝 쇼크로 회사가 큰 충격을 입었다"며 "부실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는 예전 영광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년간 무파업 임단협을 성사시켰던 노조가 최근 통상임금 문제로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사는 협력과 화합의 대명사였지만 최근 상황은 '19년 무파업' 기록이 깨질 분위기다.
 
◇ 최 회장은 '현장', 권 사장은 '살림'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최길선-권오갑' 투톱 체제로 움직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사장을 구원투수로 복귀시켰다. 최 전사장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을 맡았다.
 
최 회장과 권 사장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을 만든 주인공들이라는 점이다. 최 회장은 현장 전문가다.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정점에 있을 당시 현대중공업을 진두지휘했다. 권 사장은 그를 뒤에서 보좌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최 회장과 권 사장 모두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회사가 어려울 당시 CEO로서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보수를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한 '무보수 경영'으로 유명하다.
 
▲ 현대중공업은 '최길선-권오갑' 체제로 운영된다. 최 회장은 현장을, 권 사장은 내부를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권 사장은 회사 말단 직원들까지 일일이 손수 챙기는 리더로 알려져있다.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임직원들이 믿고 따르는 리더로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장은 최길선 회장이, 내부 살림은 권오갑 사장이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조 문제는 권오갑 사장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최길선 회장이 지원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투톱 체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애착이 많은 두 사람이 복귀한 만큼 위기 극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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