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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권오갑 팀' 메스 들었다

  • 2014.09.19(금) 10:33

권오갑 사장, 최측근들로 '경영진단 TF' 구성
울산에 머물며 현대重 전반에 대한 진단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권 사장은 최측근으로 경영진단 TF팀을 꾸렸다. TF는 회사 전반에 대한 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곪은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생각이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 복귀와 동시에 울산으로 내려갔다. 현장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취임식은 생략했다. 축하 인사도 사절했다. 그만큼 현대중공업이 처한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곧바로 그룹 기획실 산하에 '경영진단 TF'를 구성했다. TF는 권 사장과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멤버들로 꾸려졌다. 그룹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TF에는 조영철 전무, 금석호 상무, 송명준 상무가 참여한다. 조영철 전무는 재무통으로 현대오일뱅크에서 함께 생활했다. 금 상무(인사·기획)와 송 상무(재무)는 소위 '권오갑 라인'으로 분류되는 최측근 인사들이다.
▲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 전반을 들여다 볼 TF팀을 꾸렸다. TF멤버는 소위 권 사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채워졌다.

특히 금 상무는 현대중공업 시절부터 권 사장의 직계 라인으로 권 사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해온 인물이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도 권 사장의 현대중공업 복귀가 결정되자 '권오갑 라인'도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복귀와 함께 정몽준 전 의원으로부터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등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권 사장도 자신의 라인들을 그대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전반을 내부까지 깊숙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권 사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최고위층의 판단"이라며 "권 사장에게 믿고 맡긴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권오갑 팀' 어디에 메스대나
 
'권오갑 팀'은 한달간 울산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핵심인 울산 조선소를 꼼꼼히 살피기 위해서다. 특히 수익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저가수주로 인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3~4년 전부터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저가 수주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어가는 도크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저가 수주는 결국 실적 부진으로 연결됐다. 상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뛰어든 해양플랜트 부문도 기술과 경험부족으로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선은 저가 수주로, 대안이었던 해양플랜트는 기술 부족으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또 조직관리와 원가 부문도 철저히 따져보게 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오랜기간 세계 1위 조선소로서의 지위를 누려왔던 만큼 원가절감을 등한시 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노조 문제도 해결과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재 파업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 구조조정 어떻게 진행될까
 
업계에서는 권오갑 팀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향후 방향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실적 급락의 원인인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는 치르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인사 태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이재성 회장 시절 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던 김정래 사장은 고문역으로 물러난 상태다.
 
권 사장도 이미 "무사안일과 상황 논리만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비핵심 부문에 대해서도 손을 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핵심역량에 집중하지 않으면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사장이 울산에서 진행할 한달간의 실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후 방향이 정해지면 권 사장이 그동안 보여줬던 행보에 비춰볼 때 구조조정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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