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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 경영자의 성공신화를 꿈꾸며

  • 2014.09.23(화) 16:14

권오현·권오준·권오갑...안동 권씨 35세손 오(五)자 항렬 기업인들의 기세가 맹렬하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권오◯’ 경영자를 구원투수로 속속 기용하고 있다.

 

권오현(62)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국내 간판 기업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으며, 권오준(64) 회장은 지난 3월 무리한 확장으로 속이 곪은 포스코의 지휘봉을 잡았다. 권오갑(63) 사장은 이달 14일 가라앉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선장이 됐다.

 

이들이 업종 대표 기업의 수장에 오른 것은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데다 특유 친화력과 돌파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기본으로 돌아가 바닥을 다져야 하는데 ‘돌직구’에 ‘변화구’를 장착한 이들이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권오준 회장과 권오갑 사장의 어깨에는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려야 하는 무거운 짐이 실려 있다. 권오현 부회장 역시 고꾸라지고 있는 실적 악화의 물줄기를 돌려놓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철강 경쟁력 강화라는 두 토끼를 잡아야 한다. 팔 건 팔고 줄일 건 줄여야 한다. 지금까지 비핵심자산 3개를 매각하고 계열사 4곳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문제는 속도다. 제값에 빨리 팔아야 본체 경쟁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돈을 쓸 수 있다.

 

포스코는 2016년까지 영업이익률을 4.8%에서 6.4%로 높이고 영업이익을 3조원에서 5조원 수준으로 개선키로 했는데 지금처럼 철강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당장 무파업 기록을 지켜야 하고, 체질을 개선해 어닝 쇼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세계 1위 조선사라는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경기 침체→수출입 물동량 감소→선박발주 급감에 따라 실적 악화의 고통을 겪고 있다. 새로 진출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기술력과 경험 부족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1조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노조는 통상임금 이슈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면 회사가 자랑해 온 19년 무파업 임단협 기록도 깨진다.


그동안 성공가도를 달려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고난의 행군을 준비해야 한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IT업체의 약진으로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곤두박질하면서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작년 3분기 10조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다행히 반도체 부문이 버텨주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글로벌 IT기업 1위의 영광은 더 이상 맛볼 수 없게 된다. 권 부회장의 전공인 반도체 부문 역시 비메모리 쪽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여서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이들 ‘권오◯’ 경영자들 앞에는 우회할 수 없는 바위덩어리들이 널려 있다. 이들에게 특별한 ‘위기 돌파 DNA’가 따로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들이 위기에 빠진 기업을 살려낸다면 ‘권오◯=구원왕’이라는 성공 신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 감동적인 성공스토리를 기대해 본다.

■ 안동 권씨는 돌림자로 ‘一二三四五六七八九十’이 들어가는 한자를 사용한다. 예컨대 34세손은 권寧◯, 36세손은 권赫◯, 37세손은 권純◯, 38세손은 권容◯ 식이다. 다른 성씨들은 대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의 순서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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