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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포스코 전계열사에 매스 댄다

  • 2014.05.19(월) 18:32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철강 중심에 소재·에너지 중점
권오준 회장 "포스코 제외한 전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

취임 3개월째를 맞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고민이 크다. 취임 이후 들여다 본 포스코의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서다. 전임 정준양 회장이 진행한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포스코의 재무구조는 엉망이 됐다. 권 회장이 '포스코 the Great'를 선언한 이유다.
 
권 회장은 포스코 전반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포스코를 제외한 전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다. M&A보다는 전략적 제휴에 치중키로 했다. 성장동력의 방향도 전환했다. 본격적인 권오준식 개혁이 시작되는 셈이다.
 
◇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 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열린 '투자자 포럼(Investor Forum)'의 첫 발언을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투자자들에게 사과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권 회장도 시장에서 포스코의 위상과 주가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의 이런 위기 의식은 포스코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이유가 됐다.
 

권 회장은 우선 망가진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투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준양 전 회장이 해왔던 M&A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대신 주변 여러 사업 파트너들과의 'Connect & Collaborate'를 내세웠다.
 
권 회장은 "당분간 M&A 보다는 주변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향으로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며 "투자보다는 현금 확보를 추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기업공개(IPO)와 자산매각, 장기 투자자 유치, 투자비 감축 등을 통해 오는 2016년 현재 4.8배인 Debt/EBITDA(상각전 영업이익)를 3배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A수준이다.
 
또 현재 작년 기준 4.8%인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을 오는 2016년에는 6.4%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매출액은 62조원에서 78조원, 영업이익은 3조원에서 5조원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권 회장의 생각이다. 투자비도 향후 3년간 직전 3년 대비 절반 수준인 12조6000억원으로 감축한다.
 
◇ 방만했던 과거와 이별..대규모 구조조정
 
이를 위해 포스코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상은 포스코를 제외한 전 계열사다. 권 회장은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방법은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의 포스코 구조조정의 핵심은 '투 트랙'으로 요약된다. 우선 고부가가치 신기술을 바탕으로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기초 체력을 든든하게 해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권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자신있어 했다.
 
 
그는 "지금은 업황이 어렵지만 철강업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히 괜찮은 사업"이라면서 "향후 포스코는 선진 철강사들이 가지지 못한 제품을 적극 개발·상업화해 포스코만의 고부가가치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됐던 기존의 철강·소재·에너지·신수종 사업과의 결별이다. 대신 원천 소재사업과 청정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2대 메가 성장 엔진'을 선정했다.
 
원천 소재 산업은 리튬과 니켈, 청정에너지 사업은 연료전지와 청정석탄화학 사업을 중점 육성할 예정이다. 기타 사업인 건설과 무역, ICT 등의 사업은 독자생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 권 회장의 '정면돌파' 시장도 '긍정적'
 
권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내실'을 강조했다. 외형만 커져버린 포스코에 대한 자기반성이었다. 사업 구조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계열사를 소유하고 외부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 창출이 된다면 어떤 일이든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비핵심 사업의 매각과 철수는 물론 경영권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계열사의 지분 축소도 고려하고 있다. 방법은 기업공개, 블록 세일 등 어떤 방법이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현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시장은 포스코의 이런 '전향적'인 태도에 대해 긍정적이다. 포럼에서 만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가 시장에서 가지는 궁금증을 CEO가 직접 나서 해명하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권 회장의 의지와 발언들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포스코가 스스로 패인을 인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시장에서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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