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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의 1년 주가 성적 'F학점'

  • 2015.03.12(목) 11:25

권 회장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뒷걸음질
철강 시황 부진, 계열사 실적 부진 여파

27만7000원(2014년 3월14일)→36만1000원(작년 9월12일)→26만9000원(2015년 3월11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권 회장은 엉망이 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졌던 투자자 포럼에서는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사과를 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취임 전보다 주가는 더 떨어졌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권 회장도 포스코 주식 매입으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권 회장은 올해도 투자자 포럼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시장 기대치보다 실적이 낮은 것은 일시적 비용 발생 때문”이라며 “올해는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국내시장보다 주가가 더욱 좋지 않은 해외시장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해외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1년 동안 주가수익률 -8%(뉴욕증시 기준)를 기록하자 위기를 느낀 것이다.

 

포스코 주가의 상승 여부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철강업황 개선이 쉽지 않고,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실적에 바로 반영되긴 어려워 현 수준의 주가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철강 시황 악화에 주가 주춤

 

시작은 좋았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후,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4일(권오준 회장 취임일) 27만7000원이던 포스코 주가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두 달여 만에 30만원을 돌파, 잠시 조정기간을 거친 뒤 재차 올라 4월 한 때 31만7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권 회장이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철강 시황이 악화된 탓이다. 중국의 경기성장 둔화로 철강제품 수요가 줄었고, 중국 철강업체들의 공세로 철강제품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던 권오준 회장이 철강으로 역풍을 맞은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본연인 철강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시기적으로 운이 좋지 않았다”며 “철강시황이 악화되면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작년 6월 중순부터는 주가가 다시 꾸준히 상승했다. 권 회장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당진발전 인수를 포기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1순위 목표로 세운 상황에서 동부당진발전을 위해 패키지로 동부제철 인천공장까지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선 권 회장의 이 같은 결정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였다. 또 작년 7월에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철강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6월 중순 29만원 수준이던 포스코 주가는 9월 12일 36만1000원까지 올랐다. 권 회장 취임 후 주가가 가장 높았던 날로,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주당 8만4000원이 상승했다.

 

이후 주가는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실적 개선폭이 미미했고, 9월 이후 철강제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비주력 계열사의 구조조정 효과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세무조사와 주가 부진으로 인한 투자손실, 지분법 관련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결국 올해 1월 30일, 포스코 주가는 25만2500원으로 권 회장 취임 후 최저점을 기록, 최고점과 비교하면 10만8500원 하락했다. 아직까지 출발점(27만7000원, 작년 3월14일)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남광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주가 부진은 철강 시황의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도 “연말 실적이 부진했고, 권 회장이 실시한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효과도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포스코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황 개선은 기대.. 부실 계열사가 발목

 

포스코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철강 업황은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와 철강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제품 가격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포스코플랜텍을 비롯한 계열사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부실 계열사로 해양플랜트 및 철강 기자재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포스코플랜텍에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1분기 실적이 올해 포스코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플랜텍의 부실을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됐던 포스코에너지의 상장 역시, LNG발전 시장의 업황 악화로 미뤄진 상태다.

 

▲ 자료: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 내용(자료: 대신증권)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철강 시황은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포스코에는 아직 부실한 계열사들이 많다”며 “특히 연결기준 실적에서 포스코플랜텍이 2000억~3000억원 가량 손실을 내고 있어 철강 사업 등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 나아진 실적을 내놓지 못한다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 역시 약해져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황 자체도 아직 우호적인 단계가 아니어서 기대하기는 이르고, 구조조정 노력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주가 회복을 점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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