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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포스코]권오준 '순익2조' 공언..플랜텍에 물어봐?

  • 2015.03.16(월) 09:54

성진지오텍 인수과정 특혜 의혹 수사 중
6500억 쏟아부었지만 회생 가능성 적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올해 순이익 2조원 달성을 공표한 상황에서 ‘포스코플랜텍’이란 짐의 무게가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말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포스코의 지분율이 늘었고, 올해부터 연결기준 실적에 포스코플랜텍이 반영된다.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려면 포스코플랜텍의 실적이 좋아져야 하는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금액이 지나치게 높았고 특혜가 있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은 현재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합병 과정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 6500억원 쏟아 붓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했다. 인수 직전의 성진지오텍은 키코(KIKO, 통화옵션상품) 투자의 실패로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 부채비율이 1613%에 달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성진지오텍 지분 40%를 인수하는 데만 1600억원을 썼다. 당시 성진지오텍의 1대주주였던 전정도 회장 지분이 1만6330원(당시 성진지오텍 평균 주가 8000원선)으로 계산되면서 고가 인수 및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전정도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인수 후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에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2013년에는 성진지오텍을 살리기 위해 포스코플랜텍과의 합병을 단행했다.

 

▲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및 합병, 지원 내용

 

하지만 이 합병은 포스코플랜텍을 그룹의 애물단지로 만들었다. 제철 설비사업으로 2012년 매출 7084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던 포스코플랜텍은 성진지오텍과 합병한 2013년 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작년 초 포스코건설을 이끌었던 유광재 대표를 포스코플랜텍에 구원투수로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포스코플랜텍은 작년에도 18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자 포스코는 작년 말 다시 한 번 포스코플랜텍의 도우미로 나선다. 포스코건설과 함께 포스코플랜텍에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을 지원한 것이다. 결국 성진지오텍 인수부터 유상증자까지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들인 돈만 6500억원에 달한다.

 

◇ 포스코플랜텍 여전히 암울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를 더욱 옥죌 전망이다. 작년 유상증자로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포스코의 지분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올해부터 연결기준 실적에 포스코플랜텍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플랜텍 지분 60.83%를 갖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부터 포스코 연결기준 실적에 포스코플랜텍이 반영된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올해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하려면 포스코플랜텍의 영업손실을 대폭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달에는 전체 인력 1000명 중 희망퇴직을 통해 300여명을 감축했다. 퇴직자들에게는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18개월치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희망퇴직 예정자들이 원하는 금액은 67억원 정도며 올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당장 부담으로 작용한다.

 

포스코플랜텍은 구조조정을 통해 해양관련 업무는 핵심인력만 남기고 대부분 철수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를 버리고 철강 및 화공 기자재, HRSG(배열회수보일러) 등 엔지니어링으로 주력 사업을 바꾸는 것이다. 해양 플랜트 사업은 포스코플랜텍 매출의 42%(작년 3분기 기준) 정도를 차지한다.

 

해양 플랜트 부문은 그동안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곳이라 이번 구조조정은 이익 측면에선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엔지니어링 사업 부문의 업황이 좋지 않아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에 따른 유상증자와 유광재 전 포스코건설 대표를 투입한 만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플랜텍이 해양 플랜트 사업을 접었지만 제철 설비 등 다른 사업의 업황도 좋은 편은 아니고, 사업 및 재무구조도 무거운 편이라 빠른 실적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플랜텍의 2대 주주이자 이 회사의 엔지니어링 사업 수주를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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