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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칩에 '삼성 각인'…파운드리 반격 시작?

  • 2026.04.16(목) 15:57

AI칩 수요 폭증에 공급망 이원화…삼성 입지 확대
2나노 맞춤 공정 앞세워 고객 락인 전략 강화
노사 갈등 속 총파업 변수…최대 10조 피해 우려도

삼성전자가 테슬라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새겼다. TSMC가 장악해온 자율주행 반도체 공급망에 균열을 내며 파운드리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수율과 고객 확보라는 과제에 더해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TSMC 성벽에 균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AI 칩 디자인 팀이 AI5 테이프아웃을 완료한 것을 축하한다"며 "AI6와 도조3 등 더 많은 칩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칩 생산을 지원해준 삼성전자와 TSMC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마무리하고 생산 단계로 넘기는 절차로 시제품 생산의 출발점이다. AI5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될 차세대 연산 칩으로 향후 대규모 양산이 예고된 핵심 제품이다.

특히 머스크가 공개한 칩 사진 하단에는 'KR2613'이라는 코드가 선명하게 각인돼 있었다. 이는 해당 시제품이 삼성전자 한국 공장에서 2026년 13주차에 생산됐음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선 "TSMC 중심 공급망에 균열이 생긴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간 테슬라 자율주행용 반도체는 TSMC가 사실상 독점해왔으나 이번 시제품을 통해 삼성전자가 공급망에 본격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역시 지난해 실적 발표 당시 "AI5는 삼성과 TSMC가 함께 제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실제 결과물로 확인된 셈이다.

테슬라가 삼성을 끌어들인 배경에는 시장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TSMC의 첨단 공정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FSD 고도화와 슈퍼컴퓨터 도조 확장을 추진 중인 테슬라 입장에서는 단일 파운드리에 의존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연스럽게 '이원화 전략'이 가동됐고 그 틈을 삼성전자가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2나노 기반 맞춤형 공정 'SF2T'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를 최적화하는 커스텀 파운드리 전략으로 단가 경쟁력 및 커스터마이징 능력을 동시에 앞세웠다. 이를 통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한편 테슬라를 발판으로 파운드리 고객 기반을 넓힐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AI5 칩은 삼성 텍사스 테일러 공장과 TSMC 대만·미국 공장에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후속 칩인 AI6는 삼성전자가 전량 생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사는 이미 약 22조원 규모의 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수율은 과제, 노사는 변수

다만 아직 '반등'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초기 수율 문제로 주요 고객을 잃은 경험이 있다. 2나노에서는 수율이 개선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이처럼 외부서 기대와 과제가 교차하는 가운데 내부에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제시하며 협상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이를 적용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약 44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약 11조1000억원의 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연간 연구개발 투자액(37조7000억원)도 웃도는 규모로 자금 배분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투자 여력 훼손과 주주 반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배당보다 성과급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선 40조원대 규모 재원이 대형 인수합병이나 AI 투자에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조는 총파업도 예고했다.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최소 5조원, 최대 1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가동 중단 시 웨이퍼 폐기 등 직접 손실뿐 아니라 공급 차질에 따른 신뢰 훼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공유된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불거지며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회사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율을 더 끌어올리고 추가 고객을 확보해야 진짜 경쟁력이 입증될 것"며 "삼성전자는 테슬라 AI 칩을 계기로 파운드리 재도약 기회를 잡았지만 동시에 노사 리스크라는 불확실성도 안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국면에서 기술 경쟁력과 조직 안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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