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해외 비자금 수사를 시작으로 사정당국의 칼날이 포스코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악재다. 포스코가 국내 기업 중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의 첫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포스코 ADR(미국에서 발행한 주식예탁증서)은 지난 23일 기준 주당 58.3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14일에 비하면 6.32달러(-9.8%) 하락한 것이다. 또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가장 높았던 때인 작년 9월18일에 비해선 32.3%(-27.91달러) 떨어졌다.
해외 시장에서의 포스코 주가는 국내 시장과 흐름이 비슷하다. 권 회장 취임 후 오름세를 보였던 포스코 주가는 철강 시황 악화와 부실 계열사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이런 이유로 권 회장은 취임 후 국내에서 해마다 투자자포럼을 개최해 시장과 소통했고, 지난달에는 직접 뉴욕으로 날아가 해외 투자자들을 만났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부진에 위기감을 느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회장이 뉴욕을 다녀간 이후에는 잠시나마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뉴욕증시에서 포스코 주가는 63.41달러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 부실계열사 인수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 등이 터져나오면서 다시 58달러선으로 밀린 상태다.
특히 향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포스코가 FCPA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 받을 것인지 여부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국 증권시장에 증권이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를 하도록 돼있는 기업이나 기업의 자회사가 사업 영위 혹은 유지 목적으로 금전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아직 FCPA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 받은 적이 없지만 독일의 지멘스와 프랑스의 토탈 등 9개 기업은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 비리 관련 검찰 수사는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하지만 해외에서 또 다른 제재를 받는다면 떠난 투자자들을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는 전날보다 1000원(-0.39%) 하락한 25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