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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너지, 상장(IPO) 대신 '큰손' 찾는다

  • 2015.03.13(금) 18:44

권오준 회장 "대규모 투자자 있으면 IPO 필요 없어"
LNG발전 수익성 악화로 상장 사실상 어려워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IPO)를 사실상 접었다. 대신 포스코건설처럼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지분 40%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금액만 10억 달러 수준이다.

 

권오준 회장은 13일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포스코에너지 상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포스코건설처럼 대규모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를 접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LNG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너지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유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LNG발전 가동률 절반 수준으로 하락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발전회사의 LNG복합발전 월별 평균 가동률은 52.0%로 집계됐다. 이는 LNG발전소가 생산가능 전력의 절반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년(62.4%)에 비해 12.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올 2월 가동률은 55.9%로 전년 같은 달보다 다소 높아지기는 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이처럼 LNG발전 가동률이 낮아지는 것은 전력 설비가 과잉 공급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세운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오는 2023년까지 LNG발전소 8.2GW(기가와트), 석탄발전소 20.9GW, 원자력발전소 12.8GW를 신설하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7717만9000KW(킬로와트) 수준이던 전체 전력 설비용량은 올해 1월 기준 9282만5000KW로 증가했다. 공급예비력(공급능력-최대전력) 역시 404만2000KW에서 같은 기간 1270만5000KW로 3배 가까이 늘었다.

 

 

LNG발전은 원자력이나 석탄 발전에 비해 단가도 비싸다. KWh당 발전 단가는 원자력과 석탄이 각각 5원, 40원 수준인데 반해 LNG는 120원이다. 결국 LNG발전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윤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수요가 발생하면 원자력과 석탄 발전이 먼저 전력을 생산하고, 수요가 증가해 예비전력이 필요할 때 LNG발전이 사용된다”며 “현재는 예비전력이 충분하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예비전력을 늘려나갈 계획이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지 않는다면 LNG발전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포스코에너지 상장 사실상 어려워

 

현재 국내 LNG발전 설비용량은 총 3만997MW(메가와트)이다. 포스코에너지 LNG발전 설비용량*은 3412MW(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민간 발전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포스코에너지는 LNG발전을 통한 발전사업이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포스코에너지의 매출액 1조9189억원 가운데 발전사업 매출액은 1조7071억원을 기록했다. 전력공급 시장에서 LNG발전 비중의 감소에 따라 포스코에너지의 실적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성수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의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LNG발전 이용률은 감소해 민간 발전회사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며 "지난해 실적 역시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우선 상장해야 할 계열사로 포스코에너지를 꼽은 바 있지만 지난 2월 열린 투자자포럼에선 “포스코에너지 IPO(기업공개)를 검토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서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력수요의 증가는 경기와 산업 성장의 속도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 향후 LNG발전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며 “이는 상장을 준비하는 민간 발전사에게는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상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강구할 수 있어 상장하려는 회사의 실적이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상장을 미룰 수 있다"며 "상장을 하려는 다른 목적이 있지 않다면 기업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가운데 상장을 강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에너지 LNG발전 설비용량

인천LNG복합발전소

3,4호기 900MW

5,6호기 1252MW

7,8,9호기 1260MW(1,2호기 대체)

총 3412MW

*100MW는 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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