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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복잡한 공시제도 확 바꾸자”

  • 2014.10.07(화) 14:55

응답자 72.9% "공시제도 복잡하다"

#그룹 내 계열사인 A사와 B사는 거래 시 예상거래금액을 미리 공시해야 한다. 공시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계열사 간 거래는 상시로 이뤄져 정확한 거래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공시한 예상금액이 실제금액과 20% 이상 차이나면 신규로 다시 공시해야 한다. 이 절차가 복잡해 공시업무 담당자들의 업무부담이 늘어난다. 

 

#C건설사는 지난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나자 변경사항에 대해 정정공시했다. 공사 진행에 따라 변동되는 일부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정정공시를 해야하는 탓이다. 비슷한 공사가 많은 건설업 특성상 변경사항이 생길 때마다 정정공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투자자들이 변경사항을 파악하기 어렵고, 새로 수주한 사업으로 오해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D사는 자회사 E사에 대한 연결사항을 공시할 때 채무증권 발행실적 등 일부사항은 과거 3년 치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지주사는 물론 자회사의 재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활용하지 않는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은 낭비다.

 

상장기업 10개사 중 7개사 이상이 현 공시제도가 복잡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거래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상장회사 공시제도 현황과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9%가 현 공시제도가 복잡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그룹 계열사 간 거래 시 예상거래금액을 미리 공시토록 한 규정이다. 전경련은 계열사 간 거래가 끝나고 거래금액이 확정된 후 공시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현 공시제도가 투자자를 과잉보호한다는 의견도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의 50.9%는 공시제도가 투자자를 과잉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해 적정(43.9%) 또는 부족하다는 의견(5.2%)보다 많았다.

 

가령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연결사항을 공시할 때 채무증권 발행실적 등 일부사항은 과거 3년 치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이 공시를 통해서가 아니라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재무정보를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 공시제도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영이 잘 안되고 있다는 의견이 39.7%에 달했다.

 

▲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또 공시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의 중요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CEO들의 65.0%는 공시업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실제 공시업무의 전담정도를 파악한 결과, 다른 업무와 동일비중 수행이 45.0%로 가장 많았다. 다른 업무를 주로하고 공시업무를 부수적으로 한다는 응답자도 34.1%로 나타났다.

 

공시업무 수행에 부담을 느끼는 정도에 대해선 다소 부담(57.0%)과 매우 부담(21.%)된다는 응답이 보통(19.2%) 또는 용이(2.3%)보다 많았다. 공시담당자들이 공시제도 자체의 문제나 업무겸직으로 공시업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공시관련 제재 정도 역시 과도하다는 응답이 65.3%여서 적정(33.3%) 또는 부족(1.4%)보다 월등히 많았다.

 

현 공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과도한 복잡성(36.3%), 중복 공시의무(35.8%), 투자자 과잉보호(12.8%) 순으로 파악됐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공시당국은 공시제도의 복잡성과 중복성, 과잉성 등의 문제점을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도 공시담당자의 업무부담을 완화해 공시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거래소 상장사 727개사 중 214개사(29.4%)가 응답했다. 전경련은 조사결과와 개선책을 담은 공시제도 개선과제를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공시제도 관련기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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