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뚫어야 산다]금호아시아나 '옛 식구 되찾기'

  • 2014.10.29(수) 11:36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지분인수 최대 과제
'문제는 돈' 인수자금 확보 관건

'승자의 저주' 최근 몇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따라 다닌 단어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 굵직한 매물을 잇따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좌초하고 말았다.

 

금호산업 등 주력계열사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에 나선 박삼구 회장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산업의 지분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변여건은 녹록지 않다.

 

 

◇ 금호산업에 쏠리는 시선

 

금호산업의 최대주주는 채권금융기관들이다. 과거 위기시 채권단은 감자와 출자전환, 증자 등을 통해 금호산업 지분 57.6%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채권단은 최근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보다 원활한 지분매각을 위해서다. 일단 기간을 연장하되 지분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구조다.

 

금호산업의 경영은 정상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이뤄진 실사에서도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 워크아웃 졸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재무 불확실성을 줄였다.

 

금호산업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을 노리는 박삼구 회장에게 꼭 필요한 회사다. 금호산업은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지배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까지 손에 쥘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들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최근 금호고속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다.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현금성 자산도 3000억원을 넘는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해 그룹 경영권을 되찾고, 금호터미널을 통해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채권단이 지분매각에 나서면 가장 먼저 협상할 수 있다.

 

◇ 박삼구 회장 '자금을 조달하라'

 

박 회장은 과거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였지만 대주주 감자 등을 통해 보유지분을 모두 잃었다. 이후 박 회장은 사재를 털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현재 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지분 5.1%를 합쳐도 10% 수준에 불과하다. 채권단이 들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돈이다.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7%의 가치는 시가총액 기준 약 2500억원 수준이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선 사재를 동원하거나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금호산업 지분 인수자로 가장 유력한 위치에 있다. 현재로선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만일 재무적 투자자 모집에 차질이 생긴다면 금호산업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들의 경영권 마저 넘어갈 수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등은 개별 매각이 이뤄질 경우 인수합병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매물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시가총액이 7000억원 후반 수준이고, 국내 2위 항공사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대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금호터미널 역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금호고속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박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 인수를 위해 어떤 비책을 내놓을 것인지에 앞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갈 길이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