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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은 왜 금호산업 지분을 샀을까

  • 2014.11.12(수) 14:05

금호산업 지분 5.16% 매입.."여유자금 투자"
시장에선 "지분경쟁, 백기사 역할" 등 說說…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산업은 자타공인 호남지역의 대표기업이다. 금호고속을 모태로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삼아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금호아시아나는 한 때 재계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호반건설 역시 호남에서 성장한 건설사다. 금호산업보다 출발이 늦지만 호남 지역에서 임대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워 지금은 '호반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로 주택사업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아파트 공급 예정물량은 2만가구로 건설사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호반건설 영업이익은 2012년 1962억원, 2013년 609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11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5% 넘게 사들였다. 금호산업은 현재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유하자면 사업이 커진 동네 동생이 가세가 기운 이웃 형네 땅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인수 배경에 여러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호반건설, 금호산업 지분 5.16% 매입

 

호반건설은 12일 금호산업 보통주 171만4885주를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산업 지분 5.1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주당 단가는 1만1926원으로 지분 매입에 총 204억원이 들었다.

 

호반건설은 단순히 "여유자금을 투자한 것"이라고 취득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중이지만 주식가격이 저평가 돼있기 때문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금호산업의 주가는 1만5000원선. 당장 팔아도 주당 3000원, 총 50억원 가량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관계를 볼 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단순 투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점도 절묘하다. 때마침 지난 11일 금호산업 채권단은 금호산업 워크아웃 기한을 2년 연장하고 보유지분을 공동 매각키로 결의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회생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5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 매각 물량에 대해 지분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호반건설은 올해 시공능력 평가 15위(작년 24위)까지 뛰어오르며 작년 18위에서 올해 20위로 떨어진 금호산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 박 회장 경영권 회복 도울 '백기사'?

 

 

하지만 박 회장은 채권단 매각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든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예측이라는 지적과 연결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정상화에 따라 보유지분 매각방안을 협의해 왔다. 워크아웃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되, 보유지분 매각이 이뤄지는 즉시 졸업시키는 방안도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박 회장이 그동안 사재를 털어 증자에 참여한 만큼 지분을 되찾아올 자금력에 한계가 있다는 게 변수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박 회장의 금호산업 지분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자금력이 부족한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회장이 재무적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호반건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지분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목적 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호반건설 관계자 역시 "아파트 분양이 90%를 넘지 않으면 다음 사업을 벌이지 않을 정도로 사풍이 보수적인 걸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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