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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금호그룹 '정조준'

  • 2014.11.14(금) 14:23

내부 유보금 6천억원..투자여력 충분
내부선 "건설업 확대에는 큰 관심없지만…"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금호산업의 주가가 호반건설 최초 매입 당시보다 20% 넘게 뛴 상황에서도 잇달아 추가매수에 나서면서 6.16%까지 지분을 늘렸다.

 

호반건설 측은 여전히 "단순 추가취득"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추가 매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점점 '단순투자'만으로 보기 어렵게 돼가고 있다는 게 주식시장과 투자은행(IB)업계의 관측이다.

 

◇ 호반건설, 금호산업 지분율 6.16%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주식 33만3115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로써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5.16%에서 6.16%로 높아졌다.

 

거래내역을 뜯어 보면 지난 11일 17만여주, 12일 15만여주를 샀고 13일에도 8000주를 추가매입하는 등 꾸준히 매입이 이뤄졌다. 호반건설 금호산업 지분 보유율이 5%를 넘어서면서 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은 지난 7일. 당시 매입단가를 감안하면 최초 매집 시기는 10월말~11월초로 예상된다.

 

작년말 기준 호반건설의 내부 유보금(미처분이익잉여금)은 5912억원. 올해도 연말까지 2만가구 목표로 벌이고 있는 분양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호산업에 추가 투자할 여력은 충분하다.

 

금호산업 매각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은 금호산업의 주당 가치를 현재 주가수준의 4배 정도인 최대 6만원으로 추정한 것을 감안하면 채권단 매각예정가로도 약 1000만주, 지분 30%를 살 수 있는 투자여력이다.

 

또 호반건설이 과거 상임감사로 영입해 작년 말 사장에 선임한 금융권 출신 전중규 대표이사의 이력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 사장은 외환은행 여신본부장(부행장) 출신으로 과거 하이닉스, 현대건설 매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에 관여한 경력이 있다.

 

◇ 단순투자든 인수목적이든 '꽃놀이패'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호반건설은 계속 "단순 투자"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확보가 드러나면서 금호산업 주가는 급상승세해 실제 시세차익도 상당하다.

 

금호산업 주식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9950원까지 뛰었다.

 

금호산업 인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호반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경영진이 건설업을 더 확대하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삼구 회장이 내년 초 시장에 나올 채권단 매각 물량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것도 인수 걸림돌이다.

 

다만 호반건설의 기반인 호남지역 건설업계에서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까지 삼킬 수 있는 구조다.

 

아무리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어도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면 시세 차익만 챙기고 '먹튀'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단순투자인지, 어떤 사업을 인수하려는 것인지 혹은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려는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어느 경우든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크게 잃을 것이 없는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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