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5개 분기만에 적자를 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한 손실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아시아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매각 가격을 두고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 사이 협상이 진행 중인 점도 이번 실적의 손익 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614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작년 2분기 이후 이어온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마감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작년 같은 기간 30억원, 직전인 지난 1분기에는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2분기 매출은 1조333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료: 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저유가로 인한 연료비용 절감 효과로 호조의 실적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메르스 영향에 2분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 5월 시작된 메르스 여파로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 예약 취소자 수가 급증해 국제여객부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7.7% 감소했다"며 "화물부문은 유럽 노선 부진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3.5% 줄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발생 기간인 5월31일부터 7월13일까지 40여일 동안 예약 취소는 국제선 10만2000여명, 국내선 1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실적발표가 아시아나 지분 30.08%를 보유한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협상 과정 중에 이뤄져 실적 산정이 평소보다 보수적인 회계 기조 속에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사려는 박삼구 회장에게는 유리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저유가 추세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57.5%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50%+1주의 지분에 대해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가격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금호산업 채권단 22개 기관은 오는 12일 가격 협상과 관련한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일상적인 실적 발표일 뿐이지 발표 시점이나 회계 기준 상 특별한 의도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