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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재계 인사]①오너 3·4세 약진

  • 2015.12.17(목) 11:02

30대 임원, 올해도 약진
재계 3·4세 시대 본격화

기업의 사업 방향과 조직 운영 색깔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정기 인사다. 올해도 정기 인사철을 맞아 어김없이 각 기업별로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주력사업들의 경쟁력이 한계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는 가운데 올해 대기업들의 정기 인사에 담긴 특징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올해는 오너 3·4세들의 승진이 눈에 띄었다. 특히 경영수업을 받으며 승계를 준비하는 30대들의 승진이 많았다.

 

최근 재계는 창업주와 2세들을 지나 3세와 4세들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과 현대차 등은 이미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선 상태고, 다른 그룹들 역시 3, 4세들이 약진하고 있다.

 

◇ 30대 오너일가, 임원 약진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다. 이들은 모두 상무 승진 1년만에 다시 전무로 한단계 더 올라섰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는 올해 만 33세로 현재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본부장을 맡아 전체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전무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체결한 협력 양해각서를 지휘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도 "앞으로 정 전무의 역할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올해 만 32세로 그동안 한화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태양광사업을 맡아왔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장,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 등 3형제가 모두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한화는 김 전무의 승진과 관련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해 세계 1위 태양광 회사 탄생에 기여했다"며 "성공적 구조조정과 생산효율 개선, 대규모 수주 등 성과를 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GS그룹의 4세들이 대거 승진한 점도 눈에 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는 2년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허윤홍 전무는 1979년생으로 만 36세다. 2002년 GS칼텍스에 입사했고, 2005년 대리로 승진하며 GS건설로 옮겼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고,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부장도 상무로 한단계 올라갔다. 허준홍 전무와 허서홍 상무는 각각 만 40세와 38세다.

 

그밖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두산 전무를 겸직하며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게 됐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 장남인 허진수 SPC 부사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등도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30대다.

 

재계에서는 최근 몇년간 오너 3, 4세들의 승진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창업주와 2세들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3세와 4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 이재용·정의선 등 이미 경영 전면

 

이미 삼성과 현대차는 이미 40대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실상 삼성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사업개편 등을 주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LG도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상무가 경영수업중이다.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한 구 상무는 LG 시너지팀에서 계열사 전체 사업 조율에 관여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구본준 부회장을 보좌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한진그룹도 3세들이 경영전면에 포진돼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겸 한진칼 대표이사,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이다. 한진그룹이 이달말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만큼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의 승진 여부와 지난해 이른바 '땅콩회항' 논란으로 퇴진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아직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두산그룹은 박용만 회장이 퇴진할 경우 3세 시대가 마무리된다. 후임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미 경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의 사례처럼 '남매 경영' 체제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밖에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 등도 승계를 앞두고 있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상무와 딸인 박주형 상무 등도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 4세들의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왔다는 의미"라며 "이들의 초고속 승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결국 경영성과를 통해 불식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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