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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과제]②'약한 고리' 해법은

  • 2016.06.09(목) 09:51

삼성重 자구안 마련..영업환경 불확실성 여전
전자계열사 자립여건 불안 '재편 가능성' 솔솔

삼성SDS가 사업분할을 검토하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S는 구체적인 분할방법이나 이후의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사업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주력계열사에 합병 혹은 매각될 것이란 예상은 꾸준히 제기되는 양상이다. 최근 몇년간 사업재편을 거쳐온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아직 남아있는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삼성물산외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경쟁력 제고도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풀어야할 과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물론 전자계열사들의 실적도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미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삼성엔지니어링외에 1조5000억원의 자구안과 함께 유상증자 등을 검토중인 삼성중공업이 앞으로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인지 여부가 관심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들의 실적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삼성중공업 살아날까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했다. 오는 2018년까지 9000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55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진행중인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는 대로 유상증자 등 유동성 확보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중공업이 지구안에 '유상증자 카드'를 넣었다는 것. 삼성중공업의 주주는 삼성전자 17.62%를 비롯해 계열사들이 24%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유상증자 규모나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열사들의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참여 여부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앞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진행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인수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증자가 성공하며 이 자금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2000억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데 사용됐다.

 

 

일단 삼성은 삼성중공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의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이나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증자에 참여할 경우 다시 보유지분 처분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방안이 마련됐지만 앞으로 삼성중공업이 실적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그만큼 삼성중공업이 처해진 현실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110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올해는 53억 달러, 내년과 후년에도 각각 53억 달러와 59억 달러 수주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자구안과 증자 등을 통해 급한 불을 끈 모양은 만들었지만 경영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 부회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 전자 계열사도 재편?

 

지난 1분기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수직계열화된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삼성SDI의 경우 매출은 1조907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희망퇴직과 자산손상 등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하며 70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케미칼사업을 매각하며 배터리 분야에 올인한 상태다.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급격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기도 지난 1분기 매출을 소폭 늘렸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1분기 매출은 1조6043억원, 영업이익은 4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9.6% 감소했다.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매출원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적자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최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관리에 나선 상태다.

 

전자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하고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들의 재편 가능성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관련 계열사들을 합치는 방안이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 진출하는 등 신사업 육성에 나선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배터리, 삼성전기의 부품 등을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시되는 시나리오다. 일부에선 이르면 올 하반기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제일기획의 경우 퍼블리시스와의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일기획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일기획은 오는 15일 이와관련된 재공시가 예정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당초 우리가 먼저 매각을 타진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별다른 진전이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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