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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소방헬기가 되고 싶었습니다"...국산 헬기의 좌절-2

  • 2017.01.03(화) 09:19

장정숙 의원 "구입헬기 정해놓고 자격 정한 것 아니냐"
서울소방 "규정대로 진행"..AW-189 구입 최종 계약

[“소방헬기가 되고 싶었습니다”...국산 헬기의 좌절] 1편에서 이어집니다.

 

지난해 12월12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327억원 규모 ‘중대형급 소방헬기’(AW-189)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산 헬기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떤 논란인지 이 이슈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온 국회의원, 국회와 정부부처간 질의응답 자료 등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안전' 얘기가 나왔으니, 제(수리온) 얘기 몇가지만 더 들어주세요. 자격요건중 최대항속거리 800km 이상을 요구한 대목입니다. 그런데,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 소방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임무수행을 했던 소방헬기의 최대 비행거리는 270km, 평균은 30km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지자체가 요구한 소방헬기 항속거리도 2010년 인천소방 730km, 2013년 충남소방 500km, 지난해 제주소방 620km, 강원소방 750km 등이었습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저(수리온)는 군용헬기로 개발됐습니다. 방위사업청 형식인증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 소방본부가 소방헬기로 쓰려면 국토부의 특별감항증명이란걸 받아야 합니다. 충남이나 제주소방의 경우는 입찰에서 필요하다고 해서 헬기 납품 전 인증을 받기로 하고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받아도 이번 서울소방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특별감항증명을 받은 헬기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했고, 이미 전국 9개 소방항공대에서 5개 기종 12대가 특별감항증명 헬기로 소방임무를 수행중인데 말입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자격조건중 '카테고리A' 규격 요구도 저(수리온)로선 답답한 일입니다. 저는 군용이라 민수용 헬리콥터 기술규격인 카테고리A 또는 카테고리B 규격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개발 당시 카테고리A 수준의 설계요구사항을 충족하지만 육군이 요구하는대로 카테고리B급 수준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입찰에서 카테고리A 규격을 입찰자격으로 요구해 당황스럽습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저(수리온)에게 불리한 조건은 채택된 반면 유리한 조건은 제외돼 아쉽습니다. 저는 응급의료키트(EMS Kit) 2세트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자격조건에는 나중에 최신장비를 별도구매(3억~4억 가량 소요)할 것이라며 조건에서 제외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최소 1세트는 요구했는데요. 초고층빌딩이 많은 서울은 화재 진화를 위해 물대포를 장착할 수 있는 배면물탱크를 자격요건에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밤비버킷만 요구한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평가방식도 개운하지 않습니다. 조달청 규정에는 물품구매때 평가위원별로 여러 평가점수를 줄 수 있게 돼 있지만, 이번 평가표는 주관적인 평가에서도 사실상 O, X 방식이어서 변별력이 없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 헬기구매 평가표와도 다르고요.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AW사 입찰서류 제출 과정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입찰 제안요청서에는 입찰제안서 한글본 제출을 의무사항으로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W사는 수의계약입찰에서 전체 서류중 극히 일부만 한글본을 제출했는데도 평가가 진행돼 평균 95점(85점 이상때 적격)으로 적격평가를 받았다 합니다. 이에 대해 명백한 입찰규정 위반으로 '부적합' 처리돼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누락된 한글제안서를 추가로 받아 2차 평가를 진행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는군요.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12월12일 AW-189를 327억원에 구입하기로 수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외부전문가 중심으로 심사위원단을 운영했고, 법률자문을 받아가면서 규정대로 입찰을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회, 언론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미리 정해놓은 헬기를 구입하기 위해 입찰요건을 정했고, 입찰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그동안 AW사(현 레오나르도)가 국내외에서 불투명한 입찰로 물의를 빚었고, 홍보대행사 관련인사들이 서울시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울고있는 '수리온' - 눈총받는 'AW-189', 누가 억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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