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를 설립한 故 김종희 회장의 고향은 충남 천안이다. 그의 고향사랑은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
한화의 전신인 한국화약을 설립한 고(故) 김종희 창업주는 1922년 충청남도 천안 부대리(현 천안 서북구 부대동)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을 천안에서 보낸 그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기도립상업학교(서울상업고등학교의 전신)를 다닐 때도 한동안 연고지인 천안을 벗어날 수 없었다. 집안 어른의 반대로 천안에서 서울까지 왕복 6시간의 고달픈 기차통학을 했다.
한화그룹과 충청지역의 인연은 김 창업주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는 조선화약공판(한국화약의 전신)이 있는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업을 일궜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보인다. 1976년 천안에 북일고등학교를 세울 땐 매주 한번씩 들러볼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부인 고 강태영 여사는 별세 후 충남 공주시 보물리에 위치한 선영에 묻혔다.
창업주의 장녀인 김영혜 전 제일화재 이사장과 장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고향도 모두 천안으로 돼있다. 한화이글스가 충청권을 연고로 두고, 갤러리아백화점의 전국 5개 점포 중 2개가 대전과 천안에 위치한 점 역시 이 같은 인연과 무관치않다. 태양광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은 충북 음성과 진천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엔 계열사인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인 '케이에어'에 1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케이에어는 현재 국토부 운송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며 "LCC 사업의 수익성이 좋다고 여겨 한화인베스트먼트 주도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업에 진출할 뜻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호텔과 리조트, 면세점 사업과 시너지도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충청권 경제활성화라는 명분을 쥐고 안으로는 LCC를 이용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부터 쇼핑까지 한번에 연계한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